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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렸다 "건강 2004"/사소한 증상에도 귀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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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렸다 "건강 2004"/사소한 증상에도 귀 기울이자

입력
2004.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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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웰빙(Well Being)'이 최고의 생활문화코드가 될 전망이다. 웰빙족은 비교적 고등교육을 받고 높은 소비수준을 자랑한다는 점에서는 여피족이나 보보스족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유난히 건강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들은 유기농 야채, 이른바 '오가닉'위주로 식단을 짜고 끊임없는 운동으로 심신을 가꾼다. 한마디로 '잘 먹고 잘 살자'가 인생의 모토인 사람들이다. 하지만 건강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정작 몸이 보내오는 '위험 신호'에는 무지하거나 무심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버리는 증상이 심각한 질병을 알리는 전조일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태를 피하려면 사소한 몸의 신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뇌종양·뇌출혈의 전조? 머리가 아프다

많은 사람들이 두통이 생기면 우선 진통제를 사서 복용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병을 키울 수도 있다. 두통을 올바로 치료하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이나 구토, 현기증 등 다른 증세가 나타나면 뇌종양이나 뇌하수체 등 뇌 기능의 이상이 원인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는 "두통은 뇌출혈 때에도 많이 나타나며, 특히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거미막하 출혈땐 아주 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한다"고 말했다.

# 당뇨·갑상선이상 체크를 체중이 갑자기 줄어든다

평소 체중의 5%(2∼5㎏) 내의 변화는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단기간에 체중이 급격히 줄면 신체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특히 당뇨병이나, 갑상선 분비량이 늘어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교수는 "체중이 줄어드는데 갈증이 심해 물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을, 체중은 평소와 다름없이 물만 먹는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침이나 미열이 지속되면서 체중이 줄어든다면 폐결핵을, 늘 피곤하고 피부가 누렇게 변하면서 체중이 감소한다면 간질환을, 호흡이 곤란하거나 몸이 부으면서 체중이 줄면 심장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중년 이상의 연령층에서 체중이 갑자기 줄어들면 각종 암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대부분의 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자각증세가 없지만 간혹 암이 퍼지면서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젊은이가 체중이 줄면 갖가지 염증이나 감염 질환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 내이질환·뇌졸중 의심을 가끔씩 심하게 어지럽다

일반적으로 현기증을 느끼면 빈혈이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지만 실제로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현기증이 심하면서 귀가 울리면 내이(內耳)질환을, 귀가 울리지 않으면 평형기관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어지러우면서 손발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에는 뇌졸중일 가능성이 크고, 앉았다 일어서면서 어찔한 경우에는 뇌허혈증이나 자율신경부전증일 확률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서대원 교수는 "현기증으로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면 뇌졸중, 심장혈관질환일 확률이 높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늑막염·폐렴·기흉 가능성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이 아프다

심호흡이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옆구리와 가슴이 찌르는 듯하게 아프고 열이 나면 늑막염일 가능성이 크다.

또 호흡곤란과 가슴통증, 그리고 열이나 오한과 함께 심한 기침을 한다면 폐렴일 확률이 높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김호중 교수는 "심하게 운동한 뒤 기침, 재채기와 함께 갑자기 숨이 끊어질 것처럼 가슴이 아프면 허파꽈리가 터져 발생하는 기흉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지방간·위장질환 확률 양치질하면 구역질이 난다

수시로 메스껍고 별다른 이유없이 토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평상시 과로가 심한 데다가 음주 횟수가 많고 과체중이면 지방간일 확률이 매우 높다. 간질환 외에도 소화기관에 탈이 나도 이와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과음과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위벽이 헐어 위산이 과다하게 생성되는 경우에는 이를 닦을 때 위산이 역류하면서 눈이 충혈될 만큼 구역질을 심하게 하게 된다. 담배를 피울 때 구역질이 난다면 위염일 가능성이 높다. 양치질할 때 구역질이 심하고 아침에 일어날 때 체한 듯한 느낌이 들면 거의 위장질환이다.

잇몸에 출혈이 생기는 것은 대부분 잇몸 염증과 치주질환(잇몸병) 때문. 하지만 출혈이 30분 이상 계속되거나 잇몸 몇 군데에서 동시에 피가 나오는 경우, 치아가 막 나오기 시작하는 어린이에게서 지혈이 곤란할 정도로 피가 나올 때에는 다른 원인일 수 있다.

# 복막염·맹장염일수도 배가 갑자기 아프다

배를 손으로 눌렀다가 놓을 때 배 전체가 아프면 복막염,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오른쪽 윗배가 아프면 급성 담낭염일 가능성이 높다. 명치부위가 아프면 소화성 궤양, 왼쪽 아랫배가 아프면 급성 게실염과 허혈성 장염일 수 있다.

# 백내장·녹내장 검진을 뿌옇게 보이거나 시야가 좁아졌다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흐릿하며 눈부심이 유난히 심하다면 수정체에 혼탁이 생긴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안구 통증이 나타나면서 시야가 좁아져 보인다면 녹내장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교수는 "눈 앞에 날파리 같은 것이 왔다갔다 하면 비문증(飛蚊症·날파리증)을, 시야 중심부가 흐릿해지거나 점이 보이면 황반 변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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