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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남편참여 출산문화 더 확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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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남편참여 출산문화 더 확산돼야

입력
2004.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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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여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30% 이상이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답변해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었다. 통계청이 올해 한국의 출생율이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1.17명이라고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이번 조사 결과는 2세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제 위기상황에까지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만들었다.하지만 이런 사회 전반의 우려와는 달리 분만현장에서 지켜보는 예비 부모들의 모습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 출산은 여자 혼자만의 몫이었지만 지금은 부부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출산은 산모 혼자서 감내해야 할, 아주 고통스런 경험으로 알려져 있던 탓에 막연히 임신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이 적지않았다. 이는 대부분의 분만이 의료인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산모는 이동의 자유조차 없이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다가오는 진통을 기다리다가 분만직전 분만대로 옮겨졌다. 2세 탄생의 순간, 남편의 역할은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쓰여진 분만실 밖에서 아기 울음소리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단순한 구경꾼에 그쳤던 남편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세 출산은 여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부부가 함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 넓게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남편의 참여는 병원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부가 함께 찾아와 병원(분만실과 신생아실)을 견학하고 어떤 시스템으로 운영하는지 확인한 후, 병원을 결정한다.

이런 분위기는 분만실까지 이어진다. 남편은 분만실에 입회하여 부부가 좋아하던 노래를 준비하고, 산모와 호흡을 함께 하며 손과 발을 주물러 불안해 하는 산모를 안심시킨다. 극적인 2세 탄생의 순간에는 탯줄을 자르며 감격의 순간을 맞는다. 부부가 함께 고통을 나누는 가운데 탄생한 2세이기 때문에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은 더욱 애틋하고, 책임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남편들은 아내에게 육아의 많은 부분을 떠넘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비약일 수 있겠지만 저출산을 부추기는 사회적인 문제 또한 이처럼 문제를 일방에게 떠맡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출산 후 병원에 찾아온 산모들과의 대화를 통해 출산과정에서 분만의 고통을 나눠가진 남편들은 육아 과정에서도 많은 부분 역할을 나눠 가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역할을 함께 나눈다는 것,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저출산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심 기 숙 장스여성병원 수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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