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또 미안하게 됐네."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40년 지기인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에게 다시 한번 위로의 손길을 내밀었다.
삼성화재는 배구 'KT&G V―투어 2004' 목포대회(2차) 예선전(3―0)에 이어 11일 열린 결승전에서도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일축, 2차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이로써 서울투어에 이어 2개투어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는 시즌 8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3차 투어는 인천에서 18∼25일까지 계속된다.
아직 조직력이 설익은 현대캐피탈에게 삼성화재는 벅찬 상대였다. 국가대표 세터 최태웅의 송곳 토스와 전성기 기량을 완벽하게 회복한 주포 김세진의 종횡무진(22점)을 앞세운 삼성화재는 2월 경북사대부고 졸업예정인 19살 새내기 박철우(14점)가 고군분투한 현대캐피탈을 시종 압도했다. 2차 투어 득점왕(77점)에 오른 김세진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인기상은 박철우에게 돌아갔다.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시작과 함께 주포 김세진이 블로킹과 오픈 스파이크를 잇따라 성공시켜 5―1로 앞서간 뒤 상대가 범실로 8점을 헌납한 덕분에 1세트에서 25―18로 여유있게 승리했다. '제2의 김세진'으로 불리는 현대캐피탈 박철우는 8점을 따냈지만 공수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한 세트에서 9점을 올린 김세진의 그늘에 가렸다.
2세트도 삼성화재의 페이스. 삼성화재는 초반에 방심한 탓인지 서브 실수와 공격미스가 잦아 상대에게 9―9로 쫓겼지만 상대 블로킹벽을 농락하는 최태웅의 토스에 이은 김상우의 속공과 김세진의 스파이크를 엮어 25―18로 현대캐피탈을 따돌렸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 들어 윤봉우의 블로킹과 송인석의 오픈 강타로 삼성화재에 맞서면서 9―9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공격수 이형두가 수비에서 잇따라 걷어올린 어려운 볼을 김세진이 강약을 조절하는 스파이크로 득점, 스코어를 단숨에 18―13으로 벌렸다. 삼성화재는 석진욱의 서브득점으로 25―17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자부에서는 서울투어에 이어 목포투어에서도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현대건설이 노장 듀오 구민정과 장소연의 노련한 플레이로 한 수 아래인 LG정유에 3―0 완승을 거뒀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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