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경기 동두천시 캠프 호비, 평택시 캠프 험프리 등 미군 부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편의시설과 훈련장 재개발 공사가 환경파괴 논란에 휘말려 있다.그러나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은 공사중인 건물 및 시설들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고, 공사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개정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환경조항이 신설되긴 했지만 '미군은 한국의 환경법령을 존중한다'고만 돼 있을 뿐 원상회복과 배상을 요구할 강제조항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미군과의 충돌이 가장 첨예한 곳은 경기 파주시 진동면 스토리 사격장 일대다. 미군측은 올해 초부터 스토리 사격장 주변 15만2,000여평을 전차 및 기관총 사격장 시설을 갖춘 종합사격장으로 건설하고 사격장 주변 5.4㎞를 철책으로 에워싸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과 녹색연합, 파주녹색환경모임 등 시민단체는 "미군측이 대형공사시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산림훼손의 원상복구비용을 납입하도록 돼 있는 국내법을 완전히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시민단체는 또 "노루 고라니 등의 서식처가 울타리 설치로 인해 단절되고,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 일대가 중금속 오염에 방치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미군은 전북 군산시에서도 탄약고 증설에 나섰고, 스토리 사격장 인근 다그마노스사격장과 포천 사격장에서도 비슷한 공사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측은 "2002년 10월 체결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미군 전용훈련장에 경계선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미군측이 환경영향평가 등 초보적인 국내법 절차를 계속 무시할 경우 대대적인 LPP 재협상 및 SOFA전면 개정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또 한차례 반미운동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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