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신임감독의 지도방식에 반기를 들었던 프로야구 LG의 간판투수 이상훈(33·사진)이 조만간 트레이드될 것으로 알려졌다.유성민 LG단장은 11일 "이상훈이 최근 호주 전지훈련 때 기타를 갖고 가지 말라는 이순철 감독의 지시를 거부한 이후 파문이 커지고 있어 구단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선수단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야 올 시즌 우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감독의 권위를 세워줘야 한다"고 말해 이상훈의 방출을 시사했다. 유 단장은 또 "분명히 훈련의 집중력과 팀위크을 위해 내린 감독의 명령을 수용하지 않은 것은 이상훈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철감독도 "감독의 뜻을 거부하고 끝까지 자신의 주장만 고집한다면 이상훈 같은 선수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혀 이상훈의 트레이드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한발 빼는 듯 했던 이상훈은 9일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록그룹 '왓(WHAT)'과 함께 무대에 선 후 "음악을 하면서 항상 위안을 받았고 운동효과도 배가 됐다"며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상훈이 코칭스태프는 물론 프런트와의 자주 불화을 빚었던 전력이 있는 데다가 비싼 몸값(6억원) 때문에 타구단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실제 트레이드가 성사될 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유 단장은 13일 괌 재활훈련캠프에서 귀국하는 이 감독과 만나 이상훈의 거취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한편 이순철 감독이 지난해 12월 차명석 투수코치를 통해 "운동장 밖에서는 뭘 하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라커룸과 캠프지에서는 팀 분위기를 위해 기타연주를 그만두라"고 지시하자 이상훈은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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