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방사된 수컷 반달가슴곰 '반돌이'와 '장군이'가 난동(暖冬)으로 겨울잠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반달곰들은 2002년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동면에 들었으나 올해는 1월 중순이 다된 지금까지 전혀 동면 기미가 없다.
이유는 이상고온으로 지리산 일대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기 때문. 곰들은 눈이 덮이지 않은 숲에서 낙엽 밑에 수북이 쌓인 도토리를 손쉽게 찾을 수 있어 굳이 동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전부 수컷인 것도 동면이 늦춰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 임신중인 암컷이 비교적 일찍 동굴을 찾아 동면에 들어가는 것과 달리 수컷은 동면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특징이 있다.
치료 중 도망간 반돌이를 찾아 50일 이상 수색을 계속해온 반달가슴곰관리팀은 반돌이가 동면에 들면 수색을 멈출 예정이었으나 난동으로 이 계획은 무산됐다. 하루 평균 10㎞ 이상의 강행군을 해온 대원 1명은 겨울 내내 계속될지도 모를 수색활동에 질려 최근 아예 사표를 제출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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