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하인 지음·김종식 옮김 세종서적 발행·1만2,000원
토요일자 신문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백화점 광고. 바겐세일 문구에 그녀의 눈길이 멈춘다. 백화점에 들어서자 엄청난 인파가 눈 앞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그녀는 즐겁다. 쇼핑은 취미이자 삶의 활력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께 온 남자는 심히 괴로운 표정이다. 남자의 30% 이상이 쇼핑 때의 스트레스를 전쟁과 맞먹는 걸로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머리 속에 떠올린다. 도대체 쇼핑은 누가 만들어냈지?
쇼핑심리와 문화에 관한 궁금증을 가지고 진지한 성찰을 하고 싶은 이라면 미국 작가 토머스 하인이 2002년 쓴 '쇼핑의 유혹'(원제 'I Want That!')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책은 짐짓 진중한 문체로 "쇼핑은 이런 것이다"라고 쇼핑론을 풀어놓는다. 쇼핑은 취미와 인간관계의 장, 공동체의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회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쇼핑의 심리를 씨줄로, 쇼핑의 문화사를 날줄로 삼아 이야기를 엮어낸다. 고대 아테네의 시장부터 현대의 인터넷 쇼핑몰까지 시대 상황에 당시의 소비심리를 접목해서 접근한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 받았을까.
왜 명품에 집착할까. 유행에 민감한 풍속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왜 여자는 남자보다 쇼핑을 좋아할까. 정가표시제와 세일의 기원은 어디인가. 저자는 파워, 책임, 관심 등 쇼핑의 심리를 9개의 키워드로 분석한다.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재미있는 사례도 많지만 미국적 상황이라 한국 독자에게는 좀 낯선 부분도 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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