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전망이코노미스트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편역 한국경제신문 발행·1만6,000원
SERI 전망 2004
홍순영 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발행·1만2,000원
올해 경제는 어떻게 될까. 좀 형편이 나아질까, 아니면 더 추락할까. 경제학자 100명이 모이면 100가지 예측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그럴수록 미래에 대한 전망은 더욱 필요해진다. 앞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아도 동서남북이 어느 쪽인지는 알아야 항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 많은 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가 낸 '세계 대전망'과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전망'이 많이 읽힌다. 전자는 세계 경제 파악에, 후자는 국내 경제 전망에 도움을 준다.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성이 강하다. 올해에는 세계적으로 선거가 많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최대 규모의 선거인 인도, 모두가 주시하고 있는 이라크 등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그래서 금년은 유권자의 해가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말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지난 3년 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문제는 정치다. 경제 회복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반 세기 동안 성장과 번영을 이끌어 온 세계의 무역협상 시스템을 붕괴시키려고 하는 정치인들이다. 대표적인 결과가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이다.
세계 경제 전망은 좋으나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만 외톨이가 되고 있는 상황이 이번에도 달라지기는 힘들 것 같다. 가장 큰 장애물은 가계 부문의 거품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가계 빚과 신용불량자 등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투자 활성화로 고용 조건이 크게 나아지리란 기대도 하기 어렵다.
올해 국내 경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출이 주도할 것이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2004년은 우리 경제가 회복하는지, 아니면 장기 침체에 빠져드는지가 판가름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어쨌든 올해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나아진다고 해도 후반기 늦게야 될 것이다. 좀 우울하지만,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새로운 각오를 하는 것이 현명하고, 그럴 경우 이 책들은 유용하다.
이 상 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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