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의 잇따른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가시방석에 앉은 의원들이 있다. 나이와 경력 때문에 당 안팎에서 불출마 대상자로 주목 받고 있는 의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저런 논리를 앞세우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5·6공 용퇴론의 상징적 표적으로 거론된 김용갑(68·경남 밀양) 의원은 "내가 불출마하면 북한 전략에 호응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안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김 의원은 "남한의 보수세력을 죽이려는 북한이 1번 타깃으로 나를 지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분 나쁘다'고 불출마를 선언하면 김정일을 돕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출마를 강행하는 것도 가시밭길을 헤쳐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고령으로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나오연(72·경남 양산) 의원은 "20여년간 경제관료를 지낸 경제 전문가로서 아직 할 일이 많다"는 '전문가 논리'를 내세운다. 김만제(70·대구 수성갑) 의원도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전문성으로 심판을 받아야지 나이가 많다고 심판 받아서는 안된다"며 같은 논리를 앞세운다. 그는 "지역에 내려가 보니 20∼30대 유권자만 나이를 따질 뿐 일반 유권자는 나이에 관심이 없다"며 "괜히 몇몇 언론이 앞장서 들쑤시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배도 끊고 술도 자제하면서 오직 지역구 활동만 하고 있다"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강신성일(67·대구 동) 의원은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도 없고, 5·6공 경력자도 아닌데 왜 출마하지 말란 말이냐"며 반문했다. 그는 "마라톤 하프코스를 완주할 정도로 체력"이라며 나이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해구(67·경기 안성) 의원은 "'왜 나오느냐'고 묻는 것은 '나오지 말라'는 얘기"라며 "음모론이 있는 것 같다"고 불쾌해 했고, 하순봉(63·경남 진주) 의원은 "내가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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