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태권도호(號)는 어디로 가나.'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9일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와 국기원장직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향후 태권도의 활동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김 총재=태권도'로 인식될 정도로 태권도는 지난 30여년간 김 총재의 '1인 지배'하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연맹 창설과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도 모두 그가 주도한 것.
실제 태권도는 김 총재가 1971년 대한태권도협회를 설립해 통합작업에 나서면서 국기 스포츠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김 총재는 나아가 73년에는 WTF까지 발족시켰고 WTF는 현재 179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다. 김 총재는 그러나 조직내에서 자신을 대신할 2인자를 키우지는 않았다는 비난도 함께 받아왔다. 그러나 이상철 미국태권도협회(USTU) 회장 겸 WTF 부회장은 "김 총재가 잘한 일도 많고 잘못한 일도 있지만 태권도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또 IOC가 2005년 2월 올림픽 종목의 입·퇴출과 관련해 전면적인 재평가 작업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김 총재의 사퇴로 자칫 태권도가 퇴출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이 각각 가라테와 우슈를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시키기 위해 태권도 퇴출을 위한 물밑 로비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태권도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태권도가 더 이상 특정인의 '사유물'에서 벗어나 조직의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태권도는 이제 김 총재의 사퇴로 '홀로서기'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내부조직은 여전히 김 총재의 그늘이 워낙 짙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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