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구치소로 향하기 위해 검찰 청사를 나온 의원들은 수감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방탄국회'내에서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간 데 없었고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이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겨우 몇 마디 대꾸만 남긴 채 황급히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지법은 9일 오후 심리가 이루어진 의원 6명 전원에 대해 10일 새벽 1시50분께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직후 검찰은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을 시작으로 차례로 의원들에 대한 영장을 집행했다. 서울지검에서 가장 먼저 영장이 집행된 정 의원은 괴롭고 피곤한 표정으로 구치소로 향하는 승용차에 올라탔다.
이어 대검 중수부에 머물고 있던 한나라당 박주천 김영일 박명환 의원과 민주당 이훈평 의원도 수분 간격으로 대검 청사를 나와 구치소로 향했다. 서부지청에서 대기하고 있던 민주당 박주선 의원도 비슷한 시각 영장이 집행됐다.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김 의원을 제외한 의원 5명은 이에 앞서 9일 오후 서울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도착하면서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검찰을 향해 독설을 퍼부으며 분풀이를 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법원에 운집한 취재기자들에게 "내가 부덕해서…"라는 한마디만 남기고 법정에 들어섰으나, 실질심사 개시가 다소 늦어지자 복도로 나와 흡연구역을 찾으며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주천 의원은 "너무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말을 못하겠다"며 취재기자들 앞에서 울먹이기까지 했다.
반면 검사 출신의 박주선 의원은 "무죄를 확신하며, 이것은 검찰권의 행사가 아니라 폭력"이라고 친정을 향해 독설을 내뱉었다. 이 의원은 "모래와 설탕이 섞여 있어도 개미는 설탕만을 골라 먹듯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심사를 마친 후 김 의원을 제외한 4명은 한때 대검청사 11층 같은 조사실에 나란히 모여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각 의원들에 대한 실질심사 후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서류를 검토하며 새벽까지 장고를 거듭했다. 법원은 검찰이 제기한 혐의의 경중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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