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경제가 국제 고유가로 활황세를 보이면서 수입 자동차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중에서도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차의 질주가 눈부시다.2000년 554대를 팔아 러시아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1.2%에 불과했던 현대차는 2001년에는 1,513대, 2002년에는 5,575대를 판매하는 등 매년 급속도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2003년에도 11월말까지 1만2,219대를 판매, 어느새 시장 점유율을 7%대로 올려 놨다. 웬만한 차종은 한 달 이상 기다려야 자동차 키를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현대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현대차 러시아지사 신창엽부장은 "매장 고급화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서비스의 질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통상 다른 업체들이 50만 달러 정도 들이는 매장 설치 및 인테리어에 10배가 넘는 600만∼700만 달러를 쓰고 있다. 또 다른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에만 급급, 애프터서비스에 소홀한 것과 달리 매장 옆에 바로 서비스업체를 두고 정비요원들을 교육시키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러시아에서는 자가 정비가 일상화했던 터라 현대차의 이러한 서비스는 러시아인들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신부장은 "2004년에는 도요타와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최소 3만대 이상을 판매, 수입차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도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2000년 1,439대, 2001년 3,711대, 2002년 5,379대에 이어 2003년 11월말 현재 9,805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사실 러시아를 처음 방문한 한국 사람들이 모스크바 도로에서 가장 많이 목격하는 승용차는 옛 대우자동차의 넥시아다. 실제로 넥시아는 2000∼2002년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로 기록됐다. 1994년 대우차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우즈-대우가 생산하고 있는 마티즈와 넥시아가 러시아 시장에서 매년 1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는 것. 러시아 국산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인기 비결이다. 한편 GM대우가 올해부터 러시아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힌 데다 일본차 업체의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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