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0·29 부동산종합대책 발표로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 붙으면서 토지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토지는 주택에 비해 정부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부동산 중개업소를 비롯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토지 부문에서 가장 유망한 상품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지역을 가장 먼저 꼽고 있다. 지난 해부터 규제가 풀리고 있는 그린벨트는 도심 근접형 전원주택이나 실버형 전원주택, 전원카페 등으로 개발이 가능해 투자 전망이 밝다. 한국일보와 부동산 정보업체인 (주)유니에셋이 지난 주 일선 부동산 중개소 1,000개 업소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가 꼽혔다.
서울시는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계획에 따라 중·대 규모 취락지구과 국민임대 주택건설 예정부지 등 그린벨트를 이 달부터 순차적으로 해제할 방침이다. 해제 대상지역으로 결정된 주택 3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취락지역 16곳 가운데 현재 해제가 완료된 곳은 11개 지역이다. 나머지 5개 지역 117만평은 올해에 순차적으로 개발제한이 풀린다. 특히 이 달 중에 개발제한 해제 조치가 취해지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는 기대감에 지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현재 지역개발 계획을 수립중인 종로구 부암동 일대는 이미 땅 값이 어깨 수준까지 올랐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유니에셋의 최민섭 이사는 "부암동은 현재 90%정도 오른 상태지만 개발계획이 최종 확정되면 한차례 재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주들이 최근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며 "여유 자금이라면 한번쯤 장기 투자를 고려해 볼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의 임대주택 10만가구 건설 계획에 따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는 그린벨트는 강남구 세곡동, 서초구 우면동, 강동구 강일동, 구로구 천왕동 등1 모두 10곳 114만평이다.
강남구 세곡동294번지 일대(9만여평)는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던 지난해 봄만 해도 평당 5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호가가 평당 15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택지로 개발될 예정인 마천·거여동 일대도 최근 문의전화가 쇄도하는 등 투자 열기가 뜨겁다. 거여동의 일반 주택은 현재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섰고, 마천동도 7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빌라는 평당 1,000만원, 토지는 평당 5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주택 100호 이상 중규모 마을인 마포구 상암마을 등 주택정비대상 6개 마을과 서초구 성형촌 등 취락구조개선 대상 7개 마을 등 13개 지역은 6월말에 개발제한이 해제된다. 이들 지역은 리모델링과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중심으로 한 개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큰 시세 변화는 없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현재는 시세 변동이 없지만 주변 정비가 시작돼 환경이 개선되면 향후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은 평당 300만원이던 땅값이 2년 사이에 평당 600만원을 넘었으나 최근 국민임대주택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뱅크의 윤진섭 팀장은 "그린벨트 해제지가 투자 유망처로 떠오르고 있으나 지역 개발 방향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미 가격이 오른 만큼 보상을 염두에 둔 투자보다는 아파트 입주가 가능한 입주권을 지구 지정 전에 미리 사두는 것이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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