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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美 포드 대통령 공연관람중 정전 포드만 자리피해 소동 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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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美 포드 대통령 공연관람중 정전 포드만 자리피해 소동 일었죠"

입력
2004.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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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문화예술 현장을 누비면서 보고 들은 얘기들이 혹시라도 후학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정리해 보았습니다."'문화계의 마당발'로 불리는 이종덕(69) 단국대 대학원 문화예술 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가 자전적 에세이집 '내 삶은 무대 뒤에서 이루어졌다'(어떤이의꿈 발행)를 펴냈다.

고희를 앞두고 펴낸 그의 첫번째 저서로 1963년 문화공보부에 들어가 2002년 6월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뒷얘기와 개인사 등을 담았다.

한국 공연예술현장의 산 증인 격인 그에게 기억에 남는 일과 사건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문공부 공연과장 시절 일화 하나. 70년대 중반 박정희 대통령과 포드 미국 대통령이 워커힐 호텔에서 전통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도중에 불이 꺼졌다. "30초 정도의 시간이었는데 그 사이 포드 대통령은 이미 자리를 피했지만 박 대통령은 그대로 있었어요. 나중에 경호실에서 이 일이 문제가 돼 새로운 경호기법을 도입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죠."

보람 있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가수 김연자씨가 10대의 나이에 일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74년 정명훈씨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1등 없는 2등을 했을 때 김포공항에서 시청앞 광장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인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그 일을 계기로 정씨 가족과는 지금까지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이 교수는 "만찬은 언제나 예술가들의 몫이다. 그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땀 흘린 기획자는 예술가들의 성공과 화려한 축복 뒤에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는 말로 무대 뒤편에서 느낀 허탈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 예술행정이라는 용어조차 없던 시절에 그 체계를 잡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은 대단하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문화공보부 정책연구관, 88서울예술단장, 예술의전당 사장, 한국공연예술원 이사장 등을 두루 지냈다. 20일 오후 5시 신라호텔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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