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손길승(사진) 회장이 8일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SK그룹은 물론 재계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이미 예고됐지만, 설마 구속까지 하겠느냐는 게 재계의 대체적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재계는 특히 손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뒤를 이을 김승연 한화 그룹회장 등 타 그룹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사법처리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검찰은 한화그룹에 대해 6일 회장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25개 상자분의 서류와 관련자료를 확보했으며 LG, 금호, 롯데 등 불법 대선자금 제공혐의를 받고 있는 10대 그룹에 대해서도 수사강도를 높여 압박하고 있다.
SK는 손 회장의 구속이후 곧바로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그룹 원로인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황두열 SK(주) 부회장등이 그룹의 대외활동을 맡는 등 경영차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최태원 SK(주)회장의 경영복귀를 서두르고, 최 회장의 인척인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이 전문경영인과 오너간의 거중조정을 하면서, 그룹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검찰의 사정권에 있는 다른 그룹들도 연초부터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등의 구속 및 소환이 예상되면서 인사지연 및 경영계획 차질, 대외신인도 추락 등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 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연초부터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투자확대나 해외시장 공략 등의 사업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돌연 출국한 한화 등 일부그룹은 그룹경영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새해 의욕적인 새 출발의 모습을 보여야 할 기업들의 사기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현명관 부회장은 "새해 벽두부터 기업에 대해 고강도 검찰수사가 진행돼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성장잠재력 확충, 일자리 늘리기 등 기업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검찰 수사가 조속히 마무리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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