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게 너무 많은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남긴 나라입니다." 6월말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갈 주한미군 앤 맥도널드 대령의 한국 사랑은 각별하다. 미국 최초의 웨스트포인트 출신 여성 장교라는 기록도 갖고 있는 그는 현재 한미연합사령관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23년 군 생활 중 7년을 한국에서 근무한 맥도널드 대령이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임관 1년 후인 1981년. 주한 미 항공여단에서 UH-1과 UH-60 기동헬기 조종사로 한국 땅을 밟은 그는 한국인의 친절, 아름다운 풍경, 연합합동군 근무라는 조건이 마음에 들어 93년 헬기 조종사인 남편과 함께 다시 한국행을 선택했다.
그는 그때 2년을 한국에서 근무한 후 복귀했으나 99년 다시 한국을 찾아 8군 작전장교, 17항공여단장을 거쳐 현재 리언 라포트 연합사령관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아주 매운 것만 빼고 물김치 등 거의 모든 종류의 김치를 좋아한다"는 그는 카투사(미군배속 한국군)를 위로하는 행사에서 김치를 직접 만드는 등 한국문화 체험에도 열성이었다. 맥도널드 대령은 "한국요리 중 불고기를 가장 좋아하고,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웨스트포인트 동창인 남편 존 맥도널드 준장(주한미군 군사시설관리소장)과 함께 한 서울∼대구 기차여행, 설악산의 단풍과 제주도에서 본 에메랄드 빛 해안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남편과 함께 91년 걸프전에 참전했던 그는 군 생활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대위 시절 남편과 함께 참가한 공수훈련을 꼽는다. 그는 "야간에 같은 항공기에서 점프한 것이 '가장 특별하고 재미있는 데이트'였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대령은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출신 첫 여성장교라는 이력도 갖고 있다. 육군 장교였던 아버지가 근무하던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군 생활을 하면 세계 각지의 문화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군인의 길을 택했다. 76년 육사에 입학해 80년 임관한 그는 "몇 년 전 한국 육사를 졸업한 여군 장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눈 위에 새로운 발자국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사명감을 갖고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대령의 남편도 역시 비슷한 시기인 6월께 한국근무를 마치게 된다.
"머지않아 미국으로 돌아가지만 남편과 함께 다시 한국근무를 지원할 생각입니다. 반드시 돌아옵니다." 이제 반년의 임기를 남긴 맥도널드 대령의 다짐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