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앤문 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한나라당의 수백억대 차떼기와 대통령 측근 비리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실장은 8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의 수백억대 차떼기보다 내가 1억원을 영수증 처리하지 못한 것이 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반어법을 사용한 언급으로 자신이 기소된데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 전 실장은 그러나 "1억 영수증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내 잘못으로, 대통령이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실장은 또 "63빌딩 스카이뷰에서 15분간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을 만났으나 김씨가 돈이 든 듯한 흰색 봉투를 꺼내려 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택시를 타고 사무실로 갔다"며 500만원 수수 혐의를 부인했다.이에 앞서 열린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는 강 회장이 빼낸 회사 자금 49억원의 용처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검찰은 "강씨가 49억원을 시그너스 골프장 인수에 사용했다지만 수사결과는 다르다"며 49억원이 정치권으로 갔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용처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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