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를 능가하는 우람한 체격이 즐비한 빙판에서 '작은 고추'의 맛이 갈수록 매워지고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네소타 와일드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공격수 박용수(28·미국명 리처드 박·사진).박용수는 8일(한국시각) 홈경기로 열린 시카고 블랙호크스와의 정규리그 42차전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나서 1골 1도움으로 올 시즌 공격포인트 16개째(7골9도움)를 기록하며 팀의 7―4 대승을 이끌었다.
박용수의 최근 샷 감각은 말 그대로 '절정'이다. 박용수는 이날 1―3으로 뒤지던 2피리어드 4분 32초에 쵸이나드의 추격골로 연결되는 날카로운 패스로 도움을 올렸다.
이어 3―3으로 접전을 벌이던 3피리어드 3분2초에 브루넷의 스루패스를 회심의 샷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통렬한 역전골을 터트려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박용수의 분전으로 기운을 얻은 미네소타는 이후 듀피이스와 라크소넨 등의 연속골을 묶어 시카고에 낙승을 거뒀다.
재미동포 박용수는 90년대 초반 피츠버그에서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던 백지선에 이어 두번째로 NHL에 입성한 한국계 선수.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79년 가족과 함께 이민, 84년 스틱을 잡았다.
박용수가 팬들에게 확실하게 존재를 각인시킨 '사건'은 지난해 4월22일 콜로라도 에벌린치와의 16강 플레이오프 6차전. 이 경기에서 골든골을 포함해 2골을 몰아넣어 스타로 급부상했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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