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느낌표'(토 밤 9시45분)가 10일로 방송 100회를 맞는다.'재미도 있고 보고 난 뒤에도 뭔가를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기획의도는 새 프로그램이 내거는 흔한 수사(修辭)에 그치지 않았다. 2001년 11월10일 첫 회 이래 '!느낌표'의 주요 코너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사람들 가슴에 '느낌표'를 선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동엽이 진행을 맡은 청소년 교육 코너 '하자! 하자!'의 1탄 '아침밥을 먹자!'는 0교시 폐지를 이끌어 냈고, 송은이, 신정환 콤비의 4탄 '청소년 할인하자!'는 학교에 다니지 않은 청소년을 위한 할인제도를 정착시켰다.
김용만과 유재석이 진행한 독서캠페인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지난해 말 코너가 막을 내릴 때까지 총 25권의 느낌표 선정도서를 소개했고, 독서 인구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 도서 판매수익금으로 순천 제천 진해 등 세 곳에 '기적의 도서관'을 개관했고, 현재 아홉 곳에서 도서관 건립이 추진중이다. 박수홍, 윤정수의 '아시아! 아시아!'는 한국에 체류중인 외국인 노동자의 가족을 초대해 인간적인 감동을 선사했으며 현재 '아시아 속의 한국 찾기'로 포맷을 변경했다. 한국방송프로듀서상 TV실험정신상,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작품상, 문화관광부 공로상 표창 등 10개의 상을 받아 상복도 누렸다.
그러나 공익과 오락이 만나 100회까지 오면서 격려와 칭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책!책!책!'은 선정도서를 4∼5주간 집중적으로 소개, 특정 책 띄워주기로 출판시장을 왜곡하고 독서편식을 조장한다는 논란을 불렀다. '존댓말로 수업 하자!'처럼 가시적 성과를 염두에 둔 '한 건 올리기식' 프로그램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프로그램에 대통령 영부인을 초대하고, 서울시장 등을 직접 찾아가 무작정 졸라대는 '!느낌표'의 모습에서 권력화의 위험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김영희 PD는 "책 읽는 붐을 조성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었다"며 "다른 코너들도 충분한 사전 기획을 통해 부작용까지 고려한 뒤 출발시킨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도 예능프로그램 '!느낌표'가 시사 프로그램 못지않게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권력화'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지난해 말 휴식을 자청해 프로그램을 떠났다.
김 PD가 떠난 자리에는 '까치가 울면'의 최영근 PD가 바통을 이어받아 새 코너인 '운동이 운명을 바꾼다!'를 신설해 지난 주부터 내보내고 있다. 김진수, 주영훈이 MC를 맡은 이 코너는 건강을 소재로 삼아 다시 한번 캠페인성으로 진행한다. 최 PD는 "모든 국민들이 운동을 취미가 아닌 습관으로 즐기게끔 유도할 계획"이라며"그 동안 '!느낌표'가 표방했던 보는 즐거움과 시청자의 공감을 다 함께 얻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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