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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독도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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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독도우표

입력
2004.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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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동도와 서도, 그 부속 섬까지 다 합쳐도 면적이 0.186㎢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청마 유치환은 '울릉도'라는 시에서 '금수(錦繡)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의 묏부리 방울 튀어 외로운 국토의 막내 호젓한 너의 모습이 되었으리니'라고 노래했다. 청마의 시대로 울릉도가 국토의 막내라면 독도는 묏부리의 아주 작은 방울이 한 번쯤 더 튀어 만들어진, 막내의 막내쯤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라 전체로 볼 때 이 작은 섬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크다. 그 누가 아무리 우겨도 신라장군 이사부 이래 '독도는 우리 땅'이다.■ 그런 독도를 소재로 한 우표가 16일 발행된다. 4종 56만세트(총 224만장)는 갯메꽃 왕해국 슴새 괭이갈매기 등 독도의 동·식물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일본정부는 외교현안을 우표의 소재로 삼는 것은 만국우편연합(UPU)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재고할 것을 요구해 왔다. 지난해 9월 외무성 문서를 통해 이런 주장을 했으나 상대를 안 해주자 우표 발행에 임박해 다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일본이 우기는 이유는 어장과 군사요충이라는 점 외에 주변 해역에 원유와 천연가스층이 있기 때문인데, 근거가 없는 억지다.

■ 독도우표가 이승만정부 시절인 1954년에 처음 발행됐을 때, 일본은 이 우표가 붙은 우편물의 배달을 거부한 일도 있다. 이번에 다시 독도우표를 낸다고 하자 그들은 UPU의 규정을 들먹이고 있지만, UPU에는 다른 나라의 우표 발행을 사전에 항의하지 못하게 한 규정도 있다. 사실 항의해봤자 효과도 없다. UPU는 항의사실을 189개 가입국에 사후에 문서로 알릴 뿐 특별히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구가 아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총칼을 겨누는 우표를 발행해 말썽이 된 사례가 있긴 했다. 그러나 독도우표는 그런 공격적인 우표도 아니다.

■ 더욱이 이번 것은 우리나라 섬의 생태계와 그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한 시리즈의 첫 번째다. 섬 자체를 부각시킨 50년 전의 우표와 다르다.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로 말썽을 일으킨 일본이 계속 시비를 한다면 일본행 우편물에 독도우표를 집중적으로 붙이는 운동까지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이런 점도 생각해야겠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화산섬이라는 독도는 식물 변천을 알 수 있는 자생식물의 보고였으나 사람들에 의해 옮겨진 귀화식물이 점차 잠식해가고 있다. 독도우표를 보며 일본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임철순 수석논설위원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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