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7일 '호남 물갈이론'으로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소장파는 호남 중진들의 용퇴를 요구하며 물갈이 방법론까지 제시했지만 중진들은 "누가 누구를 나가라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도부는 이날 "총선 후보를 정하는 경선을 최대한 공정하게 치르기 위해 전국의 모든 지구당위원장들이 19일 사퇴한다"고 결정했지만 이것만으로 '물갈이론'의 불길이 잡힐지는 미지수다.이날 총대는 장성민 청년위원장이 메고 나섰다. 장 위원장은 이날 중앙위원 회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호남에서 특권을 누려온 현역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용퇴하지 않으면 수도권과 호남에서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러자 정통모임 출신인 이윤수 의원은 "왜 걸핏하면 호남 의원만 갖고 그러느냐. 그게 의사진행 발언이냐"고 고함을 질렀다.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자 조순형 대표는 "현안 토론시간에 다루자"고 만류하며 서둘러 회의장 문을 닫았다.
하지만 소장파는 장태완 상임고문의 불출마 선언에 고무된 듯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은 "민주당도 불출마를 결심한 의원을 갖게 됐다"며 중진들을 압박했다. 장 위원장은 회의 도중 기자회견을 자청, "호남 전역에서 여론조사를 실시, 당 지지도가 후보 지지도보다 현격히 높은 지역이나 후보교체 여론이 지지여론보다 2배 이상 높은 후보는 자진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호남 중진들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언론에 노출돼 일정이 연기됐다"고 밝혀 호남 의원들 스스로도 물갈이 문제를 숙고할 것임을 예고했다. 호남 지역에서 출마하려는 구해우 김현종 신현구 정은섭 씨 등 전임 당료들도 성명서를 발표, 중진들의 양보를 촉구했다.
그러나 중진측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전날 소장파를 비판하며 대리전을 펼쳤던 조재환 의원은 "100%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국민 경선을 통해 호남 중진에 대한 심판이 이뤄진다면 깨끗이 승복할 것"이라며 인위적 물갈이론을 반박했다. 최선영 윤리위원장은 "요즘 하는 짓이 탈당파와 같은 사람이 있는데 명백한 해당 행위이므로 윤리위 회부를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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