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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서 민주 경선때 5,000만원 수수/盧가 전화… 본인비리 비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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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서 민주 경선때 5,000만원 수수/盧가 전화… 본인비리 비화하나

입력
200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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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기탁금 마련을 위해 썬앤문 문병욱 회장에게 금전 지원을 직접 요청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를 둘러싸고 또 다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노 대통령은 검찰의 측근비리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달 18일 충북지역 언론과의 합동회견에서 문씨와의 관계에 대해 "고교 후배 중에서 서울에서 꽤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고 동창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해서 오래 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솔직히 말씀 드려서 제가 큰 도움을 받은 편은 아니다"며 썬앤문과 관련된 세간의 의혹에 일정 선을 그었다.

그러나 문씨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등록을 앞둔 2002년 2월 하순 문씨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회동을 제의했고 이후 만남에서 기탁금 지원을 요청했다. 문씨가 고교 후배라 해도 평소 친분관계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손을 내미는 경우를 상상하기란 상식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정치자금 지원을 매개로 한 두 사람의 관계가 이전부터 지속돼 왔던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자연스레 제기된다.

주목되는 것은 썬앤문측이 감세 청탁을 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같은 해 6월께라는 점이다. 노 대통령이 손영래 당시 국세청장에게 감세청탁 전화를 했는지 여부는 측근비리 특검이 규명해야 할 핵심 의혹 사안이다. 만에 하나 노 대통령의 청탁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치자금 제공 대가라는 혐의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해 11월7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 조찬 모임으로 이어진다. 이날 문씨는 노 후보를 따라나가는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수표 1억원을 건넸다. "돈을 주는 장면을 노 후보는 보지 못했다"는 것이 이씨 등의 주장이지만 자금 지원을 직접 요청하기까지 한 노 대통령이 정말 몰랐을까 하는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12월7일 김해관광호텔 회동에서 노 후보가 보는 앞에서 여택수씨에게 3,000만원을 건넨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가 '격식'을 필요로 하는 사이가 아님을 반증한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세 번이나 만났다. 선거일인 12월19일 먼 발치에서 노 대통령의 당선인사를 지켜봤던 문씨는 2003년 1월4일 명륜동 자택을 찾아가 노 당선자 부부와 오찬을 가졌다. 또 4월 초에는 청와대를 방문, 대통령과 함께 경내를 둘러본 뒤 오찬을 했다. 두 회동 모두 노 대통령의 또 다른 부산상고 후배인 홍모씨를 통해 이뤄졌는데 문씨는 "세배를 드리고 싶다" "청와대 구경을 했으면 좋겠다"며 모임 주선을 요청했다. 공식일정 소화도 벅찬 당선자 시절과 취임 초기, 과연 무슨 이유 때문에 이 같은 특전을 문씨에게 베풀었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4월은 썬앤문의 농협 사기대출 및 감세청탁 의혹에 대한 서울지검 내사가 진행중이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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