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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황금시대"… 덩칫값은 아직?/다음달 목동 신사옥 이주 "제2 탄생"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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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황금시대"… 덩칫값은 아직?/다음달 목동 신사옥 이주 "제2 탄생" 준비

입력
200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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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방송 SBS의 '황금시대'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1991년 지상파 방송에 뒤늦게 뛰어든 SBS가 전통적 강자로 군림해 온 공영방송 KBS, MBC의 지위를 넘보며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올 2월에는 그 동안 대주주인 태영의 여의도 건물을 임대해 사용했던 셋방살이를 끝내고 최첨단 디지털 방송센터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사옥으로 옮겨간다. 새해 벽두 목동 신사옥에서 특집방송을 시험적으로 내보낸 SBS는 '제2의 탄생'을 자축하며 다양한 특집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부산한 분위기다.

3월5일 공식적으로 문을 여는 목동 신사옥은 지상 22층, 지하4층 건물로, SBSi SBS방송아카데미 SBS프로덕션 SBS아트텍 SBS뉴스텍 등 계열사가 대부분 입주해 종합미디어그룹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특히 뉴스 제작과정을 100% 디지털화한 디지털뉴스룸이 들어서 KBS, MBC보다 디지털화에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4년 376억원에 구입한 신사옥은 건설비용으로 총 1,050억원이 투입됐다. 지상파 시장에서 KBS, MBC와 함께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며 해마다 1,000억원 가까운 이익을 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SBS는 2002년 매출액 6,300억원, 단기 순이익 990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15.6%로 공영방송 평균치 10.2%를 웃도는 기록적 성과를 냈다.

SBS의 저력은 지역 민방과의 관계에서도 확인된다. 경인방송을 제외한 9개 민방은 전체 편성의 70% 가량을 SBS 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있어 SBS는 사실상 KBS, MBC와 같은 전국 네트워크 기능을 자랑한다. 서울지역 민방인 SBS가 전국의 지역민방을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 SBS의 최대주주인 태영은 부산방송 10.9%, 강원민방 4.9%, 울산방송 3.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2대주주인 귀뚜라미보일러는 전주방송의 2대주주(15.9%), SBS 주요 주주인 신영균 한나라당 의원의 한주흥산은 제주방송의 2대주주(19%)다. 최근에는 방송위원회가 귀뚜라미보일러의 대구방송 인수를 허가, SBS는 지역민방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주주 회사의 민방 주식 매입은 SBS와는 무관하고, 태영의 경우 단순한 투자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안다"며 "방송사의 수익성이 높아지면 이윤을 과감하게 인프라 확충과 콘텐츠 제작에 투입해 오히려 시청자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목동시대를 맞는 SBS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우선 지역민방이 SBS에 의존하지 않으면 자립할 수 없는 구조가 돼 지역민방의 설립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무성하다. 최철규 지역민방협의회 공동의장은 "지역민방은 지역민이 참여해 지역 현안과 문화를 다루기 위해 설립 허가가 났는데 SBS가 지역민방의 편성권까지 장악하려고 한다"며 "특히 SBS가 지역민방 주식 취득을 늘려가면 지역민방의 자체 편성이 힘들어지고 지역민방에 보도협력을 강제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우려했다. 방송위는 이에 따라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다른 지상파방송사업을 겸영하거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SBS의 높은 수익률에 비춰 전파사용료 개념으로 매년 걷고 있는 방송발전기금 부담이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도 있다.

SBS는 공영방송 MBC와 똑같이 해마다 매출액의 5∼6%를 방송발전기금으로 내며, KBS는 두 방송사 부담금의 3분의 2만 내고 있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 해 순익이 1,000억원이 넘고, 일반 상장기업의 평균 순이익률 5%대보다 훨씬 높은 15%대의 순이익률을 보이는 SBS의 성과는 경영진의 노력과 상업방송의 효율성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공공재인 지상파 주파수 이용에 따른 초과이윤 측면이 보다 크다"며 "정부는 정책적으로 공영방송과 차등을 둬 SBS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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