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가 넘은 YWCA를 30대 젊은이의 열린 사고로 열정적이고 열심히 이끌어 나가겠습니다."올해로 창립 82주년을 맞은 한국의 대표적 여성단체 대한YWCA연합회(회장 이행자)의 30대 사무총장에 선임된 선출된 유성희(35·여)씨는 7일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젊고 새로운 여성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30대가 YWCA연합회 사무총장으로 뽑힌 것은 1960년대 박영숙(현 여성재단 이사장)씨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그 동안 50,60대가 사무총장직을 맡아 온 점에 비춰보면 파격적인 인사다. YWCA연합회 사무총장을 거쳐간 인물은 박 이사장을 포함해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 장상 전 총리 서리, 김숙희 전 교육부장관 등이 있다.
신임 유 총장은 1989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생 회원으로 서울YWCA와 인연을 맺은 뒤 91년 졸업 후 YWCA연합회청소년부 간사로 입사했다. 그 동안 세계YWCA 실행위원, 청소년위원회 부장, 인력개발위원회 부장 등을 지내는 등 YWCA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앞으로 전국 55개 지역조직에 135개 산하기관, 8만 여명의 회원과 1,000여명에 달하는 실무 간사들을 이끌게 된다. 젊은이의 열정과 열린 사고, 강한 추진력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아 총장으로 선임된 만큼 유 총장은 우선 방대한 조직원 모두가 협력하고 화합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특히 경험 부족으로 오는 단점도 있는 만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유 총장은 생활환경운동으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 아나바다 운동, 푸드뱅크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17대 총선에 대비해 유권자 운동으로 여성후보자 발굴 및 지원 사업에도 적극 나설 방침.
그는 "YWCA가 조직력에 비해 시민단체로서 대외 활동을 많이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해야 할 일을 분명히 하는 YWCA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범 여성계 운동인 호주제 폐지 운동에도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55개 지역 회원YWCA를 통해 지속적으로 호주제 폐지를 알리는 교육은 물론이고 자체적인 토론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호주제 폐지에 협조하도록 하는 '편지 보내기 운동'도 추진 중이다.
유 총장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YWCA 자체의 정체성을 대내외적으로 확고히 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내부 의견을 모아 회원들이 바라는 YWCA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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