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본보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는 썬앤문 문병욱 회장과 김성래 전 부회장 등이 노무현 대통령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에게 돈을 건넨 상황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수사기록에 나타난 문씨의 진술을 정리한다.호텔 일식당 조찬 모임 및 1억 제공
2002년 11월경 부산상고 동기동창인 모은행 간부 김정민씨가 '노 후보 캠프에서 기획 일을 하는 이광재가 고생을 많이 하는데 선거자금을 지원해 주면 힘이 될 것이다'고 연락을 해왔다. 김씨와 협의해 이광재씨를 통해 노 후보 선거 캠프에 1억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리츠칼튼 호텔 일식당에서 노 후보 등 4명이 식사를 하고 난 뒤 나가면서 노 후보를 뒤따라 나가고 있는 이씨에게 돈을 건네며 '수표'라고 말해 줬다. 당시 노 후보는 앞서 나가서 직접 보지는 못했고, 목소리도 작아 수표라는 말은 듣지 못했을 것이다.(검찰이 입수한 호텔 일식당 예약 대장에는 2002년 11월6일 당시 노 후보 수행팀장이던 여택수씨가 '11월9일 오전 7시30분 6명 테이블'로 예약한 것으로 돼있다.)
김해 호텔에서의 3,000만원 전달 상황
2002년 12월6일 여비서에게 2,000만원과 3,000만원씩 현금으로 찾아 구분 포장토록 지시했다. 노 후보의 부산 후원의 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돈을 나눠 담은 것은 2,000만원은 부산상고 동창회장이자 후원회장인 신상우씨에게 주고 3,000만원은 노 후보 대선캠프에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날 밤 후원회에 사람이 너무 많아 노 후보를 만날 수 없어서 행사 도중 최도술씨에게 "너무 사람이 많아서 인사도 안되겠다. 저녁에 (노 후보) 숙소에라도 찾아갈까"라고 물었더니, 최씨가 노 후보가 김해관광호텔에 투숙한다고 말해줘서 얼굴이라도 보고 돈을 전달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 호텔로 갔다. 내가 노 후보에게 직접 주려 하자 노 후보가 옆에 있던 여택수씨에게 주라고 해 여씨에게 줬다.(김성래씨는 직접 노 후보에게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3년 1월4일 명륜동 자택서 노 당선자 부부와 오찬
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2002년 12월19일 저녁에 노 당선자가 당선 소감을 말하는 것을 먼 발치에서 봤다. 12월말 부산상고 후배인 홍모씨에게 '노 대통령에게 새배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홍씨가 성사됐다는 연락을 해왔고 1월4일 홍씨, 김정민씨와 함께 명륜동 자택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대통령 부부와 점심 식사를 했다. 4월에도 홍씨에게 "청와대 구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연락이 돼 역시 김씨 등과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 양길승씨 등과 청와대를 둘러보고 생선이 첨가된 백반으로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노 후보에게 경선자금 제공
2002년 2월 하순 경 노 후보가 전화를 해와서 만났다. 노 후보가 "경선 출마하는 것도 기탁금을 내야 하는데 돈 마련할 데가 마땅치 않다. 좀 도와달라"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얼마나 필요하느냐"는 취지로 물었더니 "가능한 대로"라고 해서 "그럼 5,000만원 정도 드리겠다"고 말하고 헤어졌다. 이후 이틀이 지나 빅토리아 호텔 2층에서 노 후보가 보내서 왔다는 보좌관에게 준비해둔 돈을 줬다. 보좌관 명함은 받았는데 이름은 기억 안난다. 이후 약 이틀 후에 민주당 부산북·강서을 지구당 위원장 명의로 영수증을 받았다.(최도술씨는 검찰에서 "2002년 2월26일 문씨가 5,000만원을 낸 사실 알고 있느냐"고 추궁하자 "나중에 직원 통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진희기자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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