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문 사립대의 시간강사가 신임교수 임용과 연구비 착복을 둘러싼 교수들의 비리행태를 고발하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Y대 독문과 시간강사로 재직중인 김모(43)씨는 7일 이 학교 홈페이지에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해당과 교수들이 강사들의 연구비를 착복하고, 신임교원 임용에서 노골적인 편들기를 일삼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실명으로 게재했다.
12년째 강사로 일해 온 김씨는 "유럽문화를 연구하는 대학부설연구소의 부소장인 K교수는 2000년 자신이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 연구프로젝트에서 학술진흥재단이 강사들에게 지원하는 연구비 중 1,000만원 가량을 착복하는 등 매번 500만∼1,000만원씩을 착복해왔다"며 "심지어 지난해에는 프로젝트신청 당일 자신의 부인을 연구원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다른 K교수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학술진흥재단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박사급 강사들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연구비의 일정액을 관행처럼 갈취해왔다"고 적었다.
김씨는 자신이 탈락한 올해 신규교원 임용에 대해선 "K교수를 비롯한 해당과 교수들이 논문 등 연구업적 평가비중을 30%로 낮추고 주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공개강의 평가비중을 40%로 정하는 등 특정인을 뽑으려는 교수들의 횡포로 임용절차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교수 등 해당 교수들은 "연구비 착복은 터무니없는 내용으로 연구원들이 연구센터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10%씩 기금을 납부했거나 운영경비로 정당하게 집행된 것"이라며 "교수임용 절차 역시 논문의 질적평가, 면접, 구두발표 절차를 거쳐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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