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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별 지문채취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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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선별 지문채취의 문제점

입력
200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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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여행하는 우리나라 국민은 미국 공항이나 항만에서 예전에 없던 두 가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문을 찍어야 하고 얼굴사진 촬영에 응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할 한국인들은 우선 범죄자 취급을 받는 기분과 함께 이웃 일본 국민과 다른 차별대우에 불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미국 정부가 지난 5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방문·이민자 신분인식 프로그램'은 테러방지를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상국가 국민으로서는 굴욕감과 미국에 대한 반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아프리카에서는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브라질은 미국인 입국자에게 꼭 같은 조치를 취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유럽과 호주 일본 등 27개국 국민에게는 이러한 입국수속을 면제해 주고 있다. 미국은 비자면제협정을 맺은 국가라는 점을 들어 차별적 대우가 자연스럽다고 변명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제사회를 미국이 '신뢰하는 국가'와 '불신하는 국가'로 노골적으로 분류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도 황당한 일이다. 3만7,000명의 미군이 주둔한 동맹국으로서 한국은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고 있다. 테러의 위험을 알면서도 미국의 요청 때문에 이라크에 3,000여명의 파병을 결정했다. 미국 본토의 테러에 한국인이 의심 살 만한 일을 한일도 없었다.

미국 내에서도 이 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고 한다. 인권침해 논란과 더불어 테러방지의 실효성이 의문이기 때문이다. 국제 테러리스트를 막기에 이러한 조치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유럽과 일본 등 소수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를 모두 테러의 온상지로 취급함으로써 이들의 반감만 사는 역효과도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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