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헤드쿼터'인 경영전략팀이 설 이전에 서울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으로 옮겨가면서 현대그룹의 20년 계동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현대그룹 관계자는 7일 "설 이전에 경영전략팀을 현대상선 사옥 12층으로 옮길 예정"이라며 "그룹 차원의 조직 체계를 계속 유지하며 현대그룹 전체의 조정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전략팀은 지난 해 말 홍보실이 7층으로 내려가면서 빈 12층 사무실에 입주한다.
1967년 12월 무교동에서 설립된 현대그룹은 83년 말 계동 사옥을 신축, 터를 잡았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건설과 자동차, 중공업, 정공(현대모비스 전신), 상사 등 주력 계열사들도 모두 이 곳에 입주해 80∼90년대 그룹의 전성시대를 함께 했다. 하지만 2000년 그룹해체로 현대차그룹이 양재동 사옥으로 이사하면서 계동은 그룹의 상징으로서 빛을 잃었다.
특히 계동 사옥 대부분을 접수한 현대자동차는 2002년 8월 사옥 우측 한쪽에 자리잡고 있던 '현대(現代)' 상징석을 치우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해 8월 정 회장이 자살하고 현정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한 뒤 그룹을 상선 중심으로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을 굳힘에 따라 그룹의 중심은 계동에서 적선동으로 넘어가게 됐다.
경영전략팀이 옮겨가면 계동에는 그룹 계열사 중 아산만 유일하게 남고 현대상선 사옥에는 택배와 경영전략팀이 자리잡게 된다. 현대그룹은 현재 동숭동 현대엘리베이터 서울 사무소에 위치한 현 회장의 집무실도 상선 건물내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현대그룹의 '적선동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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