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하이의 모든 교민들은 한마음으로 뭉쳐있다. '상하이 한국학교' 교사 신축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지선정은 끝난 상태이며 계약 후 시공을 남겨두고 있다.현재 상하이 한국학교는 5층 짜리 건물을 임대해 450명의 초중고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학생들의 입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음악실이 교실로 변했어요" "축구하고 싶은데 운동장이 좁아요" "화장실이 너무 작아요" "식당이 갑자기 없어졌어요" 등등의 말이 쉴새 없이 흘러 나온다. 1999년 초등학교 3학급 43명에서 출발한 학교는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학생 수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의 입학률로 보면 올해는 약 1,000명이 입학을 신청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가 이미 포화 상태라 선착순 모집을 하고 정원을 초과하는 학생들은 중국학교 또는 국제학교로 가야 한다.
가장 큰 과제는 돈이다. 총 공사비 700만 달러에서 중국 정부 예산 490만 달러를 제한 210만 달러가 모금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까지 교민 모금액은 60만 달러. 7월 임차계약 만료 전에 학교를 열려면 갈 길이 멀다. 그 동안 삼성과 포스코, 효성, 한국 타이어, 우리은행, LG, 한솔 등 한국 기업들이 기부에 참여했다. 또 DPI나 대교, 인터바스, 대경불수강처럼 페인트나 책 등 현물기부와 학교시설을 지원한 기업도 있다. 상하이 인근 지역인 쟈싱(嘉興)과 화이안(淮安)지역의 13개 한국타이어 협력 업체들이 12만 위엔을 기부하는 등 중소 기업들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워낙 액수가 큰 만큼 더 많은 기업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상하이에 있는 약 1,500여 한국 기업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개인들도 속속 참가하고 있다. 상하이의 개인 사업가 서영수씨 부부는 10만 위엔(1만2,000달러)을 쾌척했다. '적은 돈'이라며 이름 밝히길 꺼려 하는 교민들도 많다. 사실 이들의 '적은 돈'은 결코 적지 않다. 개인의 기부는 한국 학교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교가 지어지는 날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끊임없는 관심으로 학교를 바라볼 것이다.
이처럼 상하이 교민 전체가 나서서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의 학교를 지어주려는 이유는 상하이 한국학교가 바로 상하이 교민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한국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학교 신축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한국학교는 교민사회의 사회·교육·문화센터로서의 기능도 갖추고 있어 학교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교민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다. 상하이 교민이 지금 지으려고 하는 것은 단순한 학교 교사가 아닌 상하이 모든 교민의 자존심이다.
윤 소 영 중국 /상하이 저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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