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분쟁 국가인 키프로스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평화유지군(PKF) 사령관으로 2년간 활동하다 귀국한 황진하(57) 육군 중장은 6일 "이라크에 파견될 한국군은 무엇보다 현지 종교, 부족, 경찰 지도자들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달 25일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 황 중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군이 무슨 이유로 왔는지, 활동 목적이 무엇인지 밝히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외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군 사령관은 지휘관이기 이전에 외교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주민과의 친화 방안에 대해 "키프로스에서 영국과 아르헨티나, 헝가리, 슬로바키아군을 통솔했는데, 국가별 국경일과 군 창설기념일 등에 주민 초청행사를 벌였다"면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직·간접으로 돕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황 중장은 "이라크 파병 군인들이 현지 환경에 대해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이라면서 "병사들은 영어나 현지어를 못해도 위축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 현지 조사단장을 역임했던 그는 "향후 이라크 정세를 놓고 후세인 전 대통령이 체포돼 저항세력이 약화될 거라는 전망과 종교 집단간 주도권 싸움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달말 전역 예정인 황 중장은 2002년 1월부터 2년간 유엔 PKF 사령관을 맡아 14개국 1,200여명의 병력을 성공적으로 지휘해 분쟁 재발방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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