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절부터 미아리텍사스, 티켓다방, 룸살롱 등 윤락업소에 고용돼 수년간 월급을 받지 못하고 매춘을 강요당한 윤락여성 9명이 업주들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청소년 고용 윤락업주들에게 벌금형이나 집행유예형이 선고돼 행위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가운데 윤락여성들이 직접 업주들을 상대로 법정 투쟁에 나섬에 따라 법원이 윤락업주 처벌과 윤락여성 보호를 위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윤락여성들을 대리해 서울지법과 인천지법 등 4개 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한 청소년보호위원회 산하 '성착취 피해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법률지원단'(대표 강지원 변호사)은 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청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속칭 미아리텍사스의 한 업소에서 7년 동안 성매매를 강요당한 박모(23)씨 등 9명이 지난달 30일 노모(43)씨 등 고용업주 8명을 상대로 체불 임금과 정신적 피해보상금 등 총 9억7,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박씨는 15세이던 1995년 미아리텍사스의 한 업소에 고용된 뒤 지난해 2월까지 7년 동안 성매매를 강요당하면서 총 1억8,000여만원의 수당을 받지 못하는 등 물질적 피해를 입었으며, 당시의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며 "물질적 보상 외에도 미성년자 시절부터 매춘을 강요당한 박씨 등 7명의 원고들은 정신적 피해보상으로 각각 1억원의 위자료를, 나머지 2명은 각각 5,00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또 원고들의 가족들도 치료비 명목으로 업주들을 상대로 2,000만∼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강 변호사는 "윤락여성들이 윤락행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도 더 이상의 윤락여성 인권침해를 막자는 지원단의 뜻에 선뜻 응했다"며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미성년자를 고용해 성을 착취해 온 업주들에게는 실질적인 제재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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