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총선을 100일 앞둔 6일 오후 2시. 서울 창신동 종로구민회관 대강당 2층에서 개최된 '17대 총선 공명선거 노년 감시단 발대식'은 노란색 어깨띠를 두르고 강당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노인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각각 20여명씩 모인 노인들은 앞으로 총선일인 4월15일까지 100일 동안 향응제공, 인쇄물 홍보 등 각종 부정부패 감시활동 및 출퇴근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노인들은 희끗희끗한 머리에 거동도 불편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총선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자 금세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변하는 등 이번 총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발대식을 주도한 서울시 한국노년자원봉사회 및 NGO한국노년유권자연맹 김기만(46·사진) 지부장은 "어르신들의 자원봉사가 투명한 참여사회를 앞당기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1997년 이 단체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가 이번 감시단을 발족시키는 데 발벗고 나선 이유는 경륜은 있으면서도 사회활동에 소극적이던 노인들을 적극적으로 참여문화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다.
10여년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장애인 단체 등에서 소외된 이웃을 도와 온 김 지부장은 IMF외환위기로 길거리에 나앉는 노숙자가 증가하고 이 가운데 노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하자 노인 봉사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김 지부장은 이후 체계적인 학습을 위해 98년 서울기독대학에 입학, 사회복지학과 신학 두 과목을 복수전공했고 2002년 졸업 후 사회복지사 1급과 평생교육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지부장은 "노인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해 왔다"며 선관위 등에서도 노년층에 더 많은 지원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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