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도량을 찾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산으로, 숲으로 뛰어들어 마음껏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면 내 마음도 함께 동심으로 물든다. 아이들은 머리를 굴리거나 생각을 재면서 놀지 않는다.그저 직관적으로 행동하고 뛰어 논다. 숲 속을 뛰어다니며 뒹굴고 흙탕물 속에서 텀벙거리며 천진한 미소를 머금는다. 그런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게 된다.
참된 지혜는 많이 배우고, 머리 속에 온갖 지식을 집어 넣는 데서 오는 그런 단편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런 복잡한 지식을 다 비워버렸을 때 그 텅 빈 가운데 우리 안으로부터 움트는 직관적인 것이다.
아이들과 놀다 보면 부모님들은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달려와서는 더러운 흙 좀 묻히지 말라고 야단을 친다. 그럴 때면 내 자신이 갑자기 머쓱해진다. 사람은 흙과 멀어질수록 병원과 가까워진다는 말이 있다.
흙은 더럽고 세균 투성이라는 어른들의 단편적 지식이 우리 아이들을 버려 놓는다. 그렇게 야단을 맞고 흙이 더럽다고 교육 받은 아이들은 이제부터 흙을 멀리하고, 싫어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자연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흙 속에서, 숲 속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이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손에 아무것도 묻히지 않고 자란 아이들보다 더 건강하다고 한다.
우리 안으로부터 나오는 직관의 지혜는 온전한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노는 법을 안다. 그리고 그 놀이는 온전하다. 부모님들의 야단을 좀 맞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흙 속에서 자유로이 뛰고 뒹굴며 놀아주는 어른으로 남고 싶다.
법 상 용마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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