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春節)을 맞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확산이 우려되고 있다.최근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사스환자가 발생하고 동남아지역에서도 의심환자가 나온 가운데 중화권 최대 인구이동이 발생하는 춘절을 맞게 돼 각국 방역당국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국립보건원은 설 연휴를 맞아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는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사스를 국내에 퍼뜨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춘절 위기감 고조 중화권 최대 명절인 22일 춘절(음력 1월1일·한국의 설)을 전후로 1개월간 중국 내에서만 10억여명의 대이동이 예상된다. 이 시기 전세계 화교들도 중국 본토를 방문하게 된다. 그만큼 사스 전파의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
지난해 사스가 크게 확산된 시기도 2월1일 춘절 전후인 1월 말에서 2월 중순까지였다. 당시에 세계적으로 수백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중국이 사스 발생을 미처 인지하지 못해 발열감시 등 검역을 하지 않는 바람에 오지인 내몽고 지역까지 사스가 번져나갔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것도 춘절 이후였다.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박승철 교수는 "지난해 중국 내 사스 대확산이 춘절을 전후로 일어났다"며 "올해도 만약 확산이 일어난다면 춘절이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스방역 비상 중국 보건당국은 공항과 역 등에서 발열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서 베이징(北京)으로 들어오는 항공 승객에 대해서는 별도통로를 이용토록 하고, 체류시간도 24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관리하는 등 사스 차단을 위한 비상경계에 나서고 있다.
국립보건원도 6일 광둥성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에 대해 체온측정과 검역설문 등 사스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설 연휴를 이용해 중국 동남아로 여행하는 관광객에 대해 사스관련 홍보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김문식 보건원장은 "지난해 사스 대응 실패를 계기로 전세계에서 사스 검역 및 치료체계가 갖춰져 사스환자 발생이 산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손 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에 대한 주의는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내여행사에는 사스 공포로 설 연휴 여행지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일본 괌 등으로 변경하는 여행객들이 속출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전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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