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한겨울에 여름철 해난사고에 미리 대비하자고 제안하면 시기상조라고 반박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사고가 터지고 난 뒤에야 대책을 세우는 늑장 행정에 익숙해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지금이야 말로 여름철 해난사고에 대비해야 할 때임을 알 수 있다.현재 우리나라에는 해수욕장이 200여 곳이 있으며 주 5일 근무제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가로 수상 레저 활동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해난 사고도 증가하고 있는데, 인력과 장비는 추가로 확보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3대 해수욕장의 하나인 대천 해수욕장의 피서객 숫자는 연간 1,000만 명이다. 그런데 안전요원은 고작 20여명이다. 대규모 해수욕장이 이런 형편이니 소규모 해수욕장은 말할 나위가 없다. 안전요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피서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인력과 장비가 열악하고 재정 지원도 늘리기 힘든 상황에서 최소한의 비용과 인력으로 수난 사고를 감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우선 전국 해수욕장 또는 강, 저수지 등의 물놀이 위험 경계선에 50∼100m 간격으로 적색 깃발을 설치, 각각에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사고 발생시 정확한 위치 파악으로 신속한 초동조치가 가능하다. 다음으로, 가로등을 이용해 비상벨 또는 인터폰 인명구조 홍보기 등을 설치하여 비상시에 대비한다. 이 두 가지는 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기대효과가 크며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렇지만 충분히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할 사안이다.
또 하나는 사후 보완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수난 사고 발생시 1순위는 초동조치이다. 익수자 구조시 1분 1초는 익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 그러나 인력과 장비의 부족은 구조의 초동조치를 불가능하게 하는 커다란 요인이 된다. 해양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는 전국적으로 한해 약 200여명에 달한다. 만일 인력과 장비가 확충되었거나 그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마련된다면 수난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수는 오랜 경험과 연구활동에 비추어 볼 때 현저히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후 사건 처리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사전에 어떠한 예방 조치를 하느냐가 수난에서의 제 2의 참사를 막는 관건이 된다. 해난사고에 미리 대비하여 사고 없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전 달 양 해난인명구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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