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표면이 마치 황량한 사막과 같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이 외계에도 한때 물이 흐르고 생명체가 존재했을까. 밤하늘에 별조차 제대로 바라볼 여유를 잃어버린 탁한 세상에 사는 형편이지만, 새해벽두 미 항공우주국의 화성탐사 로봇이 보내온 화성의 모습을 보며 우주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을 다시 상기하게 된다.인간이 화성표면에 무인탐사선을 보내기 시작한 지는 30년이 넘었고 숱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해왔다. 97년에는 패스파인더호의 탐사로봇이 화성표면에 착륙하여 사진을 전송한 반면, 작년 유럽연합의 탐사선은 화성표면에서 안타깝게 통신고장을 일으켜 오랜 노력이 헛수고가 되었다. 이번 화성표면에 안착한 탐사로봇 '스피리트'는 기술적으로는 물론, 그 역할에서 우주탐험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어른 두명의 무게를 가진 스피리트는 카메라 현미경 등 초정밀 과학장비를 싣고 하루 40m를 이동하며 구스네브 분화구에서 석달간 탐사작업을 벌이고, 한달 늦게 출발한 쌍둥이 탐사로봇 '오퍼튜니티'도 화성의 고원지대에서 똑 같은 작업을 벌인다. 인류는 경이로운 화성의 모습을 보고 그 역사를 알게 될 것이다.
스피리트의 화성착륙은 신나는 뉴스지만 국내 과학발전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다. 멀리 앞서가는 미국은 그렇다 치고 세계가 다시 치열한 항공우주기술 경쟁으로 돌입하고 있다. 작년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성공이 이러한 경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항공우주 분야는 기초 및 응용과학의 집대성이 되어야 가능한 세계이며, 그 파급효과 또한 전 산업과 교육에 미친다.
우리나라도 나로도에 우주센터 건설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항공우주 분야를 발전시키려는 분위기는 뜨겁지 않다. 케네디 대통령의 뉴프런티어 정책이 오늘날 미국의 우주개발의 초석이 되었음을 정치지도자는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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