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미·칠레, 미·싱가포르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일부터 상품 및 서비스 교역과 투자, 정부조달, 환경, 노동 분야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FTA인 미·칠레, 미·싱가포르 FTA가 정식 발효됐다. 이들 FTA는 미국이 남미 및 아시아 국가와 맺은 첫 FTA이다.
이에 따라 칠레는 이미 미국산 수입품목의 87%에 대해 관세를 철폐했고 미국은 칠레산 공산품의 85%에 대해 관세 부과를 폐지했다. 싱가포르도 모든 미국산 수입품목의 관세를 없앴고 미국은 싱가포르산 수입품의 92%에 관세를 물리지 않게 됐다.
이들 FTA의 발효에 따라 우리나라는 칠레시장에서는 미국 제품 때문에, 미국시장에서는 싱가포르 제품으로 인해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칠레 FTA는 한·칠레 FTA가 칠레측 예외품목으로 인정한 냉장고, 세탁기에 대해서도 무관세를 적용키로 함에 따라 한국산 냉장고 및 세탁기의 칠레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자동차, 전자, 경유, 석유 등의 수출이 미국산에 밀려 고전할 것으로 협회측은 예상했다. 미·칠레 FTA의 발효로 칠레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 6%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싱가포르와 경쟁하고 있는 무선송신기기, 레이더 등을 비롯한 일부 전자제품 및 섬유 부문에서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부 섬유제품의 경우 기존 관세율(5∼17%)이 싱가포르 제품에 대해선 완전 철폐됨에 따라 관세율 적용을 계속 받는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무협 관계자는 "미국이 FTA 대상국 선정에서 경제개방 수준과 지리적 위치를 중시하며 포괄적 협정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하루빨리 한·칠레 FTA를 발효시켜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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