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극장이 서로 계약하겠다고 해서 고르느라 애를 먹었다니까요."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의 제작사인 (주)PMC 송승환(47·사진) 대표의 꿈이 이루어졌다. '난타'가 한국 공연물 사상 최초로 미국의 오프 브로드웨이에 상설무대를 마련했다. 송승환 대표는 5일 기자들과 만나 " '난타'의 전용관으로 미네소타 라인 극장을 선정,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프리뷰 공연은 2월20일, 정식 개막은 3월7일이다. 입장료는 45∼65달러. 기간을 정해 놓지 않고 흥행이 될 때까지 계속 공연하는 '오픈 런' 방식이다. 미네소타 라인 극장은 오프 브로드웨이 극장협회에 소속된 400석 규모의 신형극장으로 뉴욕대 근처인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다.
오프 브로드웨이는 브로드웨이보다 작은 규모(약 500석 전후, 1시간 반 정도의 러닝 타임)의 작품을 주로 올리는 무대다. 송 대표는 "넌버벌 퍼포먼스 '스텀프'와 '델라구아다' 이후 뚜렷하게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강세를 보이는 작품이 없어서 난타가 눈길을 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난타' 상설 공연의 의의는 한국 최초로 브로드웨이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 그 동안 브로드웨이에서 열린 공연은 브로드웨이에 있는 극장에서 공연을 한 데 지나지 않았다. 브로드웨이 극장협회에 속한 극장만이 브로드웨이 공연으로 인정받는다. "지난해 10월 뉴욕의 뉴 빅토리 극장 공연이 뉴욕타임스에서 호평을 받아 10월 정도로 예상했던 전용관 선정이 많이 빨라졌어요. 인기를 끈 쿵푸 장면, 불고기 요리로 냄새를 풍기는 장면 등이 추가됩니다."
사전제작비로 120만 달러를 투자하고, 대관료와 인건비 등으로 매주 10만 달러 정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장기 공연이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10월쯤 50개 극장을 도는 북미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가수 이승철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네버엔딩스토리', 회사의 코스닥 상장 등 다양한 추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그에게 돈 복이 쏟아질까. "하하, 투자비 120만 달러를 다 뽑으면 한턱 크게 쏩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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