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극장이 북새통이다. '실미도'(감독 강우석)와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감독 피터 잭슨)이 매진 행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미도'가 매진이면 '반지의 제왕'이라도 쉽게 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예매 하지 않으면 보기도 어렵다"는 불평이 잇따르고 있다. '반지의 제왕'과 '실미도'는 각각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연일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관객점유율은 2003년 12월27, 28일 서울 관객 기준으로'반지의 제왕'이 40%, '실미도'가 37.5%로 박빙의 승부다. 예매율은 '반지의 제왕'이 50.32%로 '실미도'의 32.82%를 앞서고 있다(1월 3∼4일 기준, 맥스무비). 두 영화는 각각 325개와 415개의 스크린을 확보, 역대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최다 스크린 기록을 세웠다. 극장연합회가 밝힌 스크린 수는 서울 272개, 지방 969개로 총 1,241개. 두 영화가 전국 스크린의 60% 이상을 점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미도'의 홍보사 이노기획에 따르면 1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한 관객이 들고 있고, 각계 각층의 단체 관람이 이어지면서 관객이 불어나고 있다. 영화 개봉 첫날부터 1,000개 정도의 글이 영화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왔으며 주된 반응은 '감동적''많이 울었다'는 것이다. '공공의 적'보다 못하다, 촌스럽다는 초반의 우려 섞인 예측을 뒤엎고 우직한 정공법으로 간 것이 의외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에 이은 2위 전략과 막대한 스크린을 동원한 '규모의 경제'전략이 입소문과 결합돼 30·40대까지 극장으로 불러냈고 개봉 첫 주 전국관객 159만명으로 박스오피스 1위까지 올랐다.
맥스무비 역대 최다예매 16만장, 최다 사전 예매량 45만장 등 각종 기록을 깨며 등장한 '반지의 제왕'은 개봉 주 최다 스코어인 전국 168만, 개봉 7일 200만, 개봉 11일 300만 관객 돌파 등 흥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3시간 20분의 긴 러닝타임으로 하루 상영 횟수가 '실미도'의 6∼7회보다 적은 4∼5회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영화사 최고의 전투장면으로 꼽히는 '펠렌노르 전투신'의 웅장한 스펙터클과 1·2편과의 유기적 연결, 잇따른 전작 DVD 출시 등에 힘입은 분위기 고조 등으로 날짜가 흐를수록 예매율이 떨어지는 낙차가 '반지의 제왕' 시리즈 가운데 가장 적다.
두 영화의 각축전이 가능한 것은 양대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와 CJ 엔터테인먼트가 전력을 투구하고 있는 덕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웬만한 영화는 16일 이후로 개봉을 미뤄야 했다. 거의 한 달 여를 두 영화가 독주하면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관객의 선택폭도 줄어들었다. '아타나주아', '프리다'등 덩치가 작은 영화의 박스오피스 선전은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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