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도입된 번호이동성제도가 이동통신업계 주가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번호이동과 약정할인제 등을 통해 무한 경쟁에 뛰어들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던 통신주들이 주도주로 부상하고 개별 업체별로 주가 흐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연초 이뤄진 번호이동 결과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됐다. SK텔레콤 고객 4만여명이 LG텔레콤이나 KTF로 옮기면서 5일 증시에서 LG텔레콤 주가는 3.73% 상승하며 4일째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SK텔레콤은 1% 하락 반전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KTF주가도 오랜 바닥에서 탈피해 연말 연초에 6%가까이 올랐다.
JP모건증권은 "이동통신사들이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과 함께 채택한 새로운 할인요금제는 번호간 이동비율과 신규가입자 유치, 현 가입자 유지 등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며 "SKT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전반적인 하락이 예상되지만 LGT는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우증권은 "통신3사의 시장경쟁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보조금이 금지돼 있는데다 정통부가 후발사업자에 유리한 약정할인제도를 SKT에도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업체 주가는 이미 번호이동성 도입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요인과 실적호전 기대감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번호이동성 제도시행과 약정할인제도 도입, 발신자 표시 서비스(CID) 요금 50% 인하 등을 감안해 정부가 이동통신 요금을 인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최근 통신주 랠리를 가져왔다"며 "추가적 가격경쟁이 없다면 통신주 실적은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