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 정상이 5일 2년 반 만에 마주 앉음으로써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양국 관계가 급속히 호전될지 주목된다.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회담은 남아시아지역협력협의체(SAARC) 7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루어졌다. 전날에는 양국 총리가 SAARC 개막 행사 후 따로 만났다.
셰이크 라시드 파키스탄 공보장관은 "두 정상이 약 1시간동안 상호 이해에 관한 사안을 논의했다"며 "회담은 진지하게 진행됐으며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끝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현재까지는 회담결과가 선언을 할 정도로 충분히 매듭지어지지 않았다"며 곧 회담의 성과가 선언으로 발표될 것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가장 민감한 현안인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 문제는 공식 대화 재개 이전까지 논의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간 화해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해 4월 양국간 버스운행이 재개된 데 이어 단절된 외교관계가 복구됐다. 11월에는 인도령 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국경선 일대에서 대치 중인 양국 군이 휴전에 합의했다. 지난 2일에는 민항기 운항이 2년 만에 재개됐다.
인도는 4일 두 나라에서 모두 인기 있는 크리켓 경기를 위해 3월 파키스탄에 대표팀을 보내기로 했다. 15년 만의 일이다.
주로 카슈미르의 귀속 문제를 놓고 대립하던 양국은 세 차례 전쟁을 치렀으며 72년 카슈미르가 인도령·파키스탄령으로 분할된 뒤에도 카슈미르 내 분쟁은 계속됐다. 양국은 이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경쟁까지 벌였다. 양국 관계는 2001년 12월 카슈미르가 인도에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인도 국회의사당을 공격한 것을 계기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인도는 이 단체가 파키스탄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양국은 곧 국경에 군대를 증강 배치, 지난 해까지 긴장이 계속됐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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