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전의 신호탄이 될 19일의 아이오와 코커스(후보선출 당원대회)를 앞두고 미국의 대선 분위기가 새해 벽두부터 달아오르고 있다.4일(현지 시각) 열린 민주당 후보 대토론회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6명의 다른 주자들은 이날 공화당 후보가 될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는 당내의 여론조사 순위와 선거자금 모금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가는 딘 후보에게 공격의 화살을 맞췄다. 이날 토론회에는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사령관과 흑인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불참했다.
조지프 리버맨, 존 케리 상원의원과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 등 2위 그룹은 딘 후보의 안보관과 주지사 시절의 정책 성향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그의 상승 기세를 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케리 후보는 논란이 되고 있는 딘 후보의 좌충우돌식 발언과 관련,"그런 발언들이 부시에게 맞서고, 미국인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회의를 갖게 한다"고 몰아세웠다.
리버맨 후보는 딘 후보의 주지사 시절 문서 비공개 문제를 따졌다. 그는 "그런 기록이 공개되지 않는다면 역사상 가장 비밀스러운 정부를 이끌고 있는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을 어떻게 꺾을 수 있겠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딘 후보에 대한 집중 포화는 역설적으로 그의 단단한 입지를 확인해주고 있다. 딘 후보는 때로는 적극적 해명으로, 때론 화제를 돌리는 화술로 공격의 예봉을 피하면서 토론회를 '넘버 원'의 자리를 굳히는 계기로 삼으려 했다.
딘 후보는 장외에서도 집중 조명을 받았다. 미 양대 시사 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는 새해 첫 커버스토리로 딘 후보를 다뤄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딘에 대한 여론을 반영했다. 딘 후보는 타임과 CNN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후보 선호도에서 22%를 얻어 케리(10%), 리버맨(9%), 클라크(8%)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그러나 그의 과제는 본선 경쟁력이다. 타임과 CNN 여론조사는 지금 당장 선거가 실시될 경우 딘이 부시에게 51 대 46%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선거 전문가들은 앞으로 11개월 동안 부시의 지지도가 급락할 하지 않을 경우 5%의 격차를 메울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이 후보 지명 때까지 그를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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