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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우병 너무 걱정할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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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우병 너무 걱정할 필요없다

입력
2004.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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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은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양이나 소의 필요한 고기를 떼어낸 나머지 부산물(머리, 뼈, 내장 등)을 갈아서 만든 육골분 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즉 풀만 먹도록 만들어져 있는 소에게 육골분을 먹인 게 잘못이었다. 같은 종의 고기를 먹인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사용을 거부한 스웨덴에서는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것은 얄팍한 과학지식의 한계와 과학에서 윤리가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그러나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는 소의 살코기나 우유 등은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18만7,664마리의 소와 153명의 인간에게 광우병이 발생한 유럽 30개국에서도 특정 위험부위를 제외하고는 자국민들에게 유통을 허용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광우병이 처음 발생한 유럽 및 그 인접국가로부터는 소, 양, 염소 등의 살코기나 부산물을 수입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국제 교역상 전례 없는 강력한 조치이며, 광우병의 공포가 그 만큼 국민을 불안하게 하기 때문에 취한 조치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본 등과 똑같이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쇠고기에 대한 수입검역에서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광우병은 도축할 때 뇌의 연수를 채취해 검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즉 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못하는 것이다.

또 우리는 광우병 예방을 위해 육골분 사료의 사용을 금지하고 예찰검사를 국제기준에 비해 많이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광우병 검사를 검역원 1곳에서만 실시하는 것은 미흡하다고 본다. 정부는 올 예산에 9개 시도에 검사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가금 인플루엔자, 구제역, 돼지콜레라 등 당장 발생하는 가축질병 방역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추가인력의 지원 없이 제한된 검사인력으로 충분한 검사가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이런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 우리 국민들은 광우병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국이 광우병 발생국으로부터의 반추류제품 수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했고 육골분 사료 사용을 금하고 있어 광우병 발생위험은 실질적으로 없다고 볼 수 있다.

광우병이 실제 9마리나 발생한 일본도 아직 사람에서의 광우병 발생은 없었고, 홍콩에서 몇 년 전 광우병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중에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광우병 환자의 발생은 유럽의 7개국에만 국한되었다. 이는 광우병 발생 초기 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소의 특정 부위까지 유통시켰기 때문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북·남미, 호주에서는 아직까지 사람의 광우병 발생이 한 건도 없으므로 너무 과민하게 대응하지 않는 것이 우리 몸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히려 이렇게 언론에서 크게 다뤄 파동에 가까운 현상을 나타내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

이 영 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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