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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기업/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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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기업/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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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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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대형 유통업체에서 장을 보는 주부들 중 열에 아홉이 살 정도로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품. 그 중 절반이상은 풀무원이란 브랜드를 보고 사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풀무원이 깐깐한 대한민국 주부들에게 이 정도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무려 20여년이 걸렸다. 1981년 두부·콩나물로 포장 생식품 시장에 뛰어든 이래 '화학조미료무첨가' '식품 안전 및 신선도 유지' 등의 교과서적 제조원칙을 지켜왔다. 성장촉진제를 놓아 3∼4일만에 후다닥 길러내는 콩나물이 판칠 때도 7일간 물을 줘 키우는 콩나물만을 고집했다.

국산 원료만으로 두부와 콩나물을 만들고 신선도와 안전성에 대한 한결 같은 원칙이 소비자들에게 '자연식품은 풀무원'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불황속 매년 20∼30% 성장

풀무원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 견실한 경영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3·4분기만해도 이미 2002년 총매출액 2,714억원의 83%에 해당하는 2,27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순이익 역시 2002년 총 규모에 육박하는 173억원을 달성하는 등 매년 20∼3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풀무원 두부는 미국시장에서도 인기다. 일본의 식품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95년 LA에 두부공장을 설립해 첫발을 디딘 이래,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수출 초기 한국 교민들이 대부분이었던 주 고객은 미국인들로 확산돼 기존 공장의 생산량으로는 밀려드는 주문을 충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풀무원 저력은 개척정신

풀무원의 지속적인 저력은 대표적인 사업인 포장 두부·콩나물 등 기존 생식품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일로에 있는 생면시장의 석권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사업을 처음 시작, 성공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저녁 준비 때가 되면 종을 울리며 두부와 콩나물을 팔던 리어카 아저씨나 재래시장의 전유물로 생각한 식품들을 최초로 포장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현재 포장두부 시장규모는 1,600억원. 그중 풀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75%에 이른다.

내일이 없는(?) 책임정신

풀무원 직원들은 성공의 또 하나의 비결로 '오늘일은 오늘 다한다'는 직원들의 남다른 책임정신을 말한다. 즉 그날 주어진 목표량은 퇴근 때까지 완수한다는 각오로 일한다는 것이다. 풀무원에서 판촉사원으로 근무를 시작, 현재 한 대형 할인점 영업팀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는 김인화 과장은 17년동안 '내일이란없었다'고 회고한다. "판촉사원으로 근무할 때 목이 하루도 쉬지 않은 적이없었습니다. 그날 발주량은 그날 해결한다는 각오로 매일 고객들에게 소리를 질러가며 열심히 제품을 설명한 결과, 다른 회사보다 반품량이 월등히 적었습니다."

좋은 원료, 최고 상품 개발

풀무원에는 콩나물박사, 소스박사, 콩박사, 김치박사, 판촉박사 등이 유난히 많다. 콩박사로 불리는 전략구매팀 이언표 차장은 좋은 콩을 구하기 위해 일년의 3분의 2이상 자리를 비운다. 두부·콩나물 회사답게 제일 많이 구매하는 콩을 구하기 위해 지방이든 해외든 어디든지 달려가기 때문이다.

풀무원연구소에 근무하는 손상수 차장은 진짜 박사학위를 소지하지 않았지만 입사후 지금까지 다양한 소스에 전념한 결과 '소스박사'라는별칭이 생겼다. 최근 그가 개발한 '생가득 우동시리즈'의 '가쓰오부시국물'은 어느 회사도 따라올 수 없는 맛으로 우동시장을 장악했다.

이들은 좋은 원료를 구입하는데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하고, 끊임없는 연구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 잡는 최고의 상품을 개발해 지금의 풀무원을 성장시킨 산증인이자 주인공이다.

남다른 직원복지

풀무원 식품의 500여대에 이르는 상품운송차량에는 '풀무원은 안전운전을 합니다. 불법운전을 보시면 전화를 주십시요'라는 문구와 함께 수신자 부담의 고발전화번호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무리한 차량운행을 강요하는 우리 기업풍토에서 반대로 안전운행제도를 들고 나온 것이다. 풀무원 홍보팀 류인택 차장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안전운행을 통한 사고예방이 직원들에게는 물론 회사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94년 5월부터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풀무원 남승우 대표는 "어느 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 너도 나도 따라가는 추세속에서 흔들리지않고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본업에 충실해온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 풀무원은 어떤 회사

(주)풀무원은 두부, 콩나물, 김치, 생면 등을 생산·판매하는 국내 최대 생식품 전문 기업. 1985년 압구정동에서 '풀무원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으로 시작한 풀무원은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전한다'라는 이념으로 식품에 '질의 개념'을 처음 도입, 우리나라 식품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왔다.

우리나라 최초로 두부와 콩나물을 포장 판매하기 시작하였으며 독특한 냉장물류 시스템을 이용, 전국 일일배송이 어렵다던 녹즙의 당일 배송을 실시했다. 88년 기술연구소를 설립, 90년에는 '오월의 장맛'이란 브랜드로 상온 제품과는 차별화한 냉장제품 장류를 출시하여 프리미엄 장류 시장을 개척했다. 또 95년에는 신선과 안전이 최우선인 녹즙 사업을 개시했다.

현재 풀무원은 충북과 강원, 경남 지역에 6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충북 음성에는 컴퓨터 제어 시스템에 의해 물·온도·습도 등이 자동으로 조절·재배되는 '콩나물공장'과 육수 및 생면 제조 공법을 갖춘 '생면공장', 첨단 무인자동화 생산설비로 원료 공급부터 포장까지 자동화 시설을 완비한 '두부공장' 등이 있다. 강원 춘천에는 생면과 두부공장이, 경남 의령에는 두부공장이 있다. 풀무원USA는 최근 LA 제3두부공장 준공으로 두부사업에서만 875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1,6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포장두부시장의 75%, 포장콩나물 시장(513억원)의 38%를 차지하면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풀무원은 최근 생면시장에서도 1위 업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91년 생칼국수와 수제비국수를 시작으로 생면시장에 진출, 2001년 대비 39%의 고성장을 이룩했다.

지난해 3월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업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된 (주)풀무원은 (주)풀무원 녹즙을 비롯한 17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매출 0.1% 사회기부

풀무원은 기업 활동을 해온 20여년동안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남다른 각종 기부활동을 펼쳐왔다.

직원들은 매년 초 월급의 일정액을 '이웃사랑기금'으로 내놓겠다고 회사와 서약을 한다. 직원들의 기부 액수는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다양하다. 서약을 한 직원에게는 '사랑을 나눴다'는 의미로 두개의 하트가 겹쳐진 '더블하트 배지'가 지급된다. 또 회사는 개인이 약정한 금액만큼을 기부한다. 이는 창업자인 원경선(90)옹이 80년대 후반 주부사원인 건강레이디들을 중심으로 기아난민돕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전체 직원의 80%가 더블하트 배지를 달고 있다.

1993년부터는 풀무원 제품 패키지에 더블하트 마크를 부착해 매출액의 0.1%를 '지구사랑기금'으로 적립, 불우이웃돕기와 환경보전활동 등에 사용해왔다.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하면 저절로 일정액이 공익을 위해 쓰여지게 되는 것이다. 이 기금으로 지난해 강서초등학교 등 2곳에 '생명의 텃밭'을 조성해주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보다 투명한 사회봉사활동을 전개하기 위해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모은 기금중 2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별도로 조성('풀무원 푸른 세상을 여는 기금')하는 약정식을 맺었다. 이 기금으로 지난해 청소년 보호시설인 '열린문 다비다의 집' 옥상에 작은 생태공원인 '하늘정원 1호'를 기증했으며, 올해도 두 곳의 시설에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또한 매달 20일을 '이웃사랑 실천의 날'로 정하고 전국 25개 사업장에서 모금 활동을 벌여 풀무원 공장 주변 초등학교의 결식어린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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