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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증시전망" 전문가 대담/"상반기 1,000돌파" "1분기 700깨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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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증시전망" 전문가 대담/"상반기 1,000돌파" "1분기 700깨질수도"

입력
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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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甲申)년 새해 증시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은 경제 내·외 변수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당장 내수회복의 폭과 시기도 그렇고,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앞날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또 총선과 북핵 6자회담,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방 역시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LG투자증권의 박윤수 리서치센터장과 JP모건증권 서울지점의 이승훈 조사부 상무가 4일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올해 증시의 흐름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박윤수: 상반기에 국한한다면 종합주가지수는 평균적으로 850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일시적으로는 1,020선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은 올해도 높은 상승률을 유지할 것이다. 2002년 과소비에 따른 개인의 소비 조정도 올 상반기 중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수도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승훈: 1분기에는 전반적으로 경기흐름에 대한 '부정적 실망감'으로 인해 지수가 700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특히 주로 내구재를 생산하는 자유소비재 업종과 금융주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지수는 2분기에 870선 정도에서 연중 고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 고점이 유지되지 않고 2분기에서부터 4분기 사이에는 700에서 870사이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 및 내수 회복 전망은.

박윤수: 상반기 중 소비 회복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첫째, 계절조정된 소매판매지수는 지난 2월에 바닥에 도달한 후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고 느린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부채 증가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부채 증가율이 둔화하는 것은 소비 증가의 선행 지표라 할 수 있다. 셋째, 2002년 4분기부터 경제성장률에 비해 소비 증가율이 현저히 낮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앞서면서 경기 회복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승훈: 한국의 소비자들이 금융부채를 99년 240조원에서 지난해말 490조원(예상치)으로 두 배 이상 급증시켰는데, 이로 인한 금융 부분과 실물 부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아직도 과소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바닥권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많다. 어쩌면 올해에도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내수회복은 어려울 지도 모른다.

―올 국내 증시의 흐름을 좌우할 주요 경제 외적 변수는.

이승훈: 아무래도 총선과 북핵 관련 6자회담의 진행일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한국 주식 시장은 과거 총선이 있는 시기에 별로 좋은 상승기를 갖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가 우려하는 부분은 총선으로 인해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의 방향이 상당부분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한국은 현재 급격한 소비자 부채로 인한 내수부진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팽창적인 재정 정책을 요구하는데 한국은 특히 총선이 있는 시기에 균형재정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도록 정치가로부터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

박윤수: 총선은 주식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핵 관련 6자 회담은 회담 자체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올해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대이라크 및 대북 강경 자세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달러 약세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한 국내 증시 관련 국제 유동성 전망은.

박윤수: 미국의 저금리, 약달러 정책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미 달러 유동성 증가와 비달러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승훈: 국제 유동성 사정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국내 증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지난해의 세계 증시 동반 상승 현상이 2002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에 걸쳐서 이미 진행이 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재편성되는 큰 흐름이 있었고, 국내 증시로 유입된 140억 달러의 순매수 자금도 그러한 대세의 일환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큰 대세가 마무리되었다고 보고, 올해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자금규모는 현저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 시장 전망 및 수출 모멘텀 지속 여부에 대한 시각은.

이승훈: 일단 중국이 지난 2∼3년간 높은 고도성장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속도조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그 정도가 경착륙이냐 아니면 연착륙이냐 하는 문제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아주 불투명하다. 그 어떤 경우에 있어서도 이러한 부분은 국내 증시에 큰 불확실성을 던져 주고 있고, 이것은 전반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박윤수: 중국 정부가 경기의 지나친 과열을 우려해 정책 금리를 인상하는 등 총수요 관리를 통해 경기를 진정시키려는 시도를 강하게 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국 내수용 수출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원재료와 중간재 등은 최종적으로 중국으로서도 대외 수출용 수요에 따른 것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미국의 경기 회복이 중국의 대미국 수출을 확대시킨다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

―올해 투자 유망 섹터와 종목은.

박윤수: 내수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광고·미다어, 유통 등과 함께 미국 경기 회복에 따라 수출이 탄력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전기전자 등에 대한 투자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대중국 수출이 전체적으로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중국 국내 수요를 바탕으로 수출 증가가 예상되는 통신단말기 업종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이다. 내년에 이동통신의 번호 이동성으로 인해 교체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통신단말기 업종도 유망하다. 유망 종목으로 신세계 제일기획 LG석유화학 삼성전자 POSCO 삼성SDI 동원F&B 유한양행 제일모직 대우건설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승훈: 2004년도 증시를 선도할 증시 주요 종목은 생필품 소비재와 국제적인 영향력이 있는 정보기술 IT주, 그리고 수출주가 될 것이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업종 특성상 선도 기업들이 마진을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수회복의 지연에 대한 우려가 강하기 때문에 내구재를 생산하는 자유소비재, 즉 자동차업종, 가전업종, 유통업종 등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음료업종과 같은 생필품 소비재와 자동차업종과 같은 자유소비재는 2004년에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특히 IT업종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와 같은 국제 경쟁력을 지닌 종목들이 보다 좋은 수익률을 낼 것이다.

/정리=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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