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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004]<3> 투어무대 데뷔 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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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2004]<3> 투어무대 데뷔 나상욱

입력
2004.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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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된 신고식이었다. 각오는 했지만 데뷔전의 결과는 너무 참담했다. 1월16일(한국시각)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오픈. 올 시즌 최연소 출전자이자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미국명 케빈 나)은 그러나 기대를 저버리고 최하위권의 성적으로 컷오프의 고배를 마셔야했다. 스코어는 제쳐두더라도 러프와 해저드를 전전해야 했던 자신의 샷에 실망감이 컸다.좌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 열린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부터 AT& T페블비치에 이르기까지 4경기 연속 나상욱은 2라운드를 마친 뒤 짐을 싸야 했다. 지옥의 레이스라는 퀄리파잉스쿨을 헤쳐나온 나상욱이었지만 당대 골프스타들이 겹겹이 포진한 PGA투어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1승의 꿈은 고사하고 컷이라는 1차 관문 통과마저 버거워보였다.

그렇다고 무릎 꿇을 나상욱이 아니었다. 실패를 통해 깨우치고 시련을 통해 강해지는 법. '독일병정'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강한 승부욕과 자신감에 넘치는 나상욱. 그에게는 또 늘 그랬던 것처럼 '가족'이 있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2월6일 끝난 페블비치대회 둘째날 또 다시 컷 오프된 나상욱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것은 아버지였다. 대선배인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의 전화도 큰 힘이 됐다. 데뷔 시절 고생담을 들려주며 '파이팅'을 외치는 최경주의 격려에 나상욱은 다시 어금니를 깨물었다.

일주일 뒤인 12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뷰익인비테이셔널. 리더보드 상단에 낯선 이름 석자가 등장했다. 나상욱은 이 대회에서 컷 통과는 물론 톱10 진입까지 성공하면서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6월4일 오하이오주 더블린에서 열린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 세계 골프계는 새로운 골프스타의 탄생을 지켜봤다. 1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단독 선두로 나선 나상욱은 디펜딩챔피언 케니 페리(미국)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결국 생애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미국 언론들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이후 차세대 골프계를 짊어질 가장 강력한 신인이 나타났다며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후나이클래식 최종라운드가 펼쳐진 10월25일 국내 골프팬들은 새벽 잠을 설쳐야 했다. 이미 시즌 2승을 챙긴 최경주와 나상욱의 챔피언조 대결을 보기 위해서였다. 한치 양보없는 태극전사 간 샷 대결. 결국 우승컵은 세계 랭킹 9위의 톱랭커인 최경주가 가져갔지만 나상욱은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신인왕을 확정하는 수확을 거뒀다.

"뭐든지 잘할 수 있다"는 나상욱이 우리에게 선사하게 될 즐거운 '엔도르핀'이다. 골프전문가들은 끼와 깡으로 똘똘 뭉친 나상욱이 '대형 사고'를 칠 것을 의심치 않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나상욱 프로필

생년월일:1983년9월15일

체격:1m81㎝, 75㎏

가족관계:나용훈(50) 정혜원씨(46)의 2남 중 차남.

출생지:서울

취미:영화감상 스키

출신학교:명지초교―미 팜크레스트초교(1991년 이민)―라캐나다 중학교―다이아몬드바고교

장기:드라이버 샷(평균 비거리 300야드)

좋아하는 골퍼:타이거 우즈, 프레드 커플스

골프입문:1992년(9세)

프로입문:2001년(19세)

주요 경력:2001년 미국 주니어랭킹 1위

2002년 볼보마스터스(아시아PGA투어) 우승, 아시아 PGA 투어 신인왕, 최저타수상(69.82타), 2003년 두바이클래식(유럽PGA투어) 공동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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