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주식시장은 경기회복에 바탕을 둔 꾸준한 상승 추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의 회복과 한 발 늦은 내수경기의 회복은 주식시장의 상승추세를 장기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낮은 경제성장과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국내·외의 비경제적인 불안 요인들은 주식시장의 급상승을 제약하는 요인들로 작용할 것이다. 2004년 주식시장은 과거의 경기확장국면에서 자주 보았던 것처럼 '굵고 짧은' 급등과 뒤이은 하락보다는 '가늘고 긴'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올해 국내 경기는 지난 해 3분기에 저점을 통과한 이후 점차 본격적으로 회복되어가는 국면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년부터 내수회복세도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2004년 중 예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4%로 과거 경기회복기에 비하면 미흡하다. 이는 소비 버블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데다 건설투자가 2003년을 정점으로 하강기에 들어서고 설비투자의 회복세도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동성 측면에서 볼 때 지난 해 우리 주식시장을 견인했던 해외로부터의 유동성 공급은 금년에는 추세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유동성의 국내유입 여건자체가 유출 쪽으로 반전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자금유입의 강도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하반기부터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이미 잉여유동성이 감퇴하기 시작했다. 또 세계경제가 본격 회복세로 진전됨에 따라 세계 경기회복의 신호탄 성격을 띤 아시아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금시장은 지난 해에 비해 시중자금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2004년에는 부동산 경기의 둔화, 금리의 상승에 따른 채권투자 매력 감소에 따라 투자자산으로서 주식의 상대적 우위가 예상되는 시기이다. 또한 내수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체감경기도 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예년의 경기 확장국면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의 회복 역시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자금유입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크다.
2004년 상장기업의 예상실적은 수출호조와 내수회복을 바탕으로 2003년에 비해 뚜렷이 개선될 것이다. 기업실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충격이 예상된다. 2004년 주요 상장기업 144개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8.4%, 45.5% 증가하여, 2003년의 5.0%과 -5.6%에 비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2004년 중 매출증가에 비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카드 부실로 인한 금융업의 수익 악화가 2003년 중에 집중적으로 반영된 후 금년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2004년 주식시장은 과거 경기 활황기처럼 화려한 급등세를 연출하지는 않겠지만 꾸준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시장은 2003년에 비해 유동성보다는 실적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중 예상되는 기업이익의 개선은 주식시장을 이끌어가는 근본적인 힘이 2003년의 유동성 요인에서 실적요인으로 이전하게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김 지 환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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