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쌍둥이 화성탐사 로봇 중 첫번째인 '스피리트'(Spirit)가 7개월에 걸친 우주 여행 끝에 4일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화상 탐사선이 착륙에 성공한 것은 1976년 바이킹 1, 2호와 97년 패스파인더호에 이어 네 번째이지만 스피리트는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최초의 본격적인 탐사 로봇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NASA 과학자들은 4일 오후 1시35분(한국 시각) 스피리트가 화성 적도 남쪽의 '구세브 분화구'(Gusev Crater)에 착륙한 뒤 안전하게 착륙했음을 알리는 신호를 지구로 전송했다고 밝혔다. 스피리트는 방열장치, 낙하산, 로켓 등에 의존해 화성 표면으로 서서히 하강한 뒤 착륙 8초 전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에어백을 터뜨려 표면에 내려 앉았다. 스피리트는 이어 수시간 뒤 착륙지점 주변을 촬영한 사진들을 지구로 보내왔다. 사진에는 바위 평원에 착륙한 스피리트의 일부분과 지평선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무게 173㎏의 골프 카트 크기로 6개의 바퀴가 달린 스피리트는 카메라, 현미경, 적외선 분석시설, 로봇 팔 등을 갖고 있으며 하루 40m씩 이동,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게 된다. 스피리트의 임무는 앞으로 90일간 지질을 조사함으로써 물의 흔적을 찾는 등 화성이 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곳이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다. 착륙 지점이 과거 호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세브 분화구로 정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화성은 과학자들이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하고 가장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 행성이다.
스피리트는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패서디나에 있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측의 원격 조종을 받아 탐사 활동을 펼친다.
4일 스피리트의 안착이 확인되자 통제실에서는 일제히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해 2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 참사 이후 침체된 NASA의 우주 개발 분위기가 반전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지난해 6월10일 발사된 스피리트보다 한달 늦게 출발한 쌍둥이 탐사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도 24일 스피리트가 착륙한 반대쪽인 메리니아니 플래넘에 착륙할 예정이다. NASA의 이번 화성탐사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8억2,000만달러(약 9,800억원)에 이른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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