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녀 양성평등 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는 가운데 그 실천 방법 중 하나로 '부모 성 함께 쓰기'가 생겨났다. 시민운동이나 각종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이제는 학생이나 일반 시민들 중에서도 부모 성을 함께 쓰는 것으로 남녀평등을 실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그러나 부모 성을 함께 쓰던 이들이 공직에 진출할 때는 슬그머니 아버지의 성을 따른 원래의 이름으로 복귀하고 있어 혼란스럽다. 가까운 예로 지은희 여성부 장관은 공직 진출 전 여성 운동을 할 때는 분명 '지하은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다. 그러나 공직에 진출하자 슬그머니 원래의 이름인 '지은희'를 공식명으로 쓰고 있다.
또 열린우리당의 공동 의장인 이경숙씨 또한 정계진출 이전에는 '이오경숙'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활동을 하다가 정계 진출 이후에는 슬그머니 본명을 사용하고 있다. 본래 이경숙이라는 이름을 모르던 사람들은 이오경숙과 같은 인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혼란을 주고 있다. 또 유명한 여성학자 중 한명인 오한숙희씨는 오숙희라는 이름과 오한숙희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활동하고 있으니 본인이 원하는 이름이 어떤 것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위에 언급한 인사들은 이제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에 대해 열의가 없어진 것인지, 아니면 부모 성 함께 쓰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 굴복한 것인지 궁금하다. 그도 아니면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론 등에서 본명만을 개제하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마땅히 본인들의 항의가 있었을 텐데 계속 원래 이름이 사용되는 것으로 보아 그들이 부모 성 함께 쓰기를 포기한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동등하게 물려받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부모 성 함께 쓰기라는 것이 그 사람의 자리와 사회적 위치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kang6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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