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봉(25·동두천시청)이 새해 첫 국제대회에서 2관왕을 거두며 스피드스케이팅 '2인자'의 그늘을 걷어내기 시작했다.최재봉은 4일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열린 2004 아시아종목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남자 1,000m에서 1분14초20을 마크, 판지리우(중국·1분15초19)에 1초 가까이 앞서는 압도적인 레이스로 전날 1,500m(1분56초97)에 이어 금빛질주를 펼쳤다. '기대주' 문준(한체대·1분15초27)도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재봉은 이날 시모하타 요시히토(일본)와 3번째 주자로 나서 인코스에서 출발했다. 장염증세로 스타트에서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인 최재봉은 초반 200m까지 시모하타에 0.18초차 뒤졌으나 500m지점에서 전세를 반전시킨 뒤 후반 폭발적인 파워레이스로 여유있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1999년 용평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최재봉은 그동안 간판스타 이규혁(26·춘천시청)에 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금빛 레이스로 설움을 깨끗이 씻어낸 최재봉은 17, 18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리는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500, 1,000m)의 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는 5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시미즈 히로야스(일본)와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 등 톱랭커 24명이 참가, 기량을 뽐내는 대회.
최재봉은 시상식후 "(이)규혁이 형이 한 수 위지만 항상 넘어서려고 노력해왔다"면서 "나가노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메달권 진입에 총력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면 이규혁은 전날 500m경기에서 감기와 급성장염 후유증으로 최악의 컨디션을 보여 1차 시기에 38초47로 최하위를 기록한 뒤 경기를 포기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미녀 빙상스타' 백은비는 전날 열린 1,500m에서 2분10초89로 최윤숙(서문여고·2분11초61)을 0.72초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춘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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